동물의 감정에 관한 생각 - 동물에게서 인간 사회를 읽다
프란스 드 발 지음, 이충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8월
평점 :
품절


솔직히 이 책은 내게 조금은 어려운점도 있었지만 또한, 왜 이 당연한 이야기를 써야할까라는 생각도 가져왔다. 왜 동물들은 감정에 대해 논해야 할까. 그들도 생명체이면서 우리와 똑같은 감정을 느낀다고 당연하게 나는 생각했기 때문이다. 반면, 아직도 동물들의 감정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또한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그 옛날 '질량 보존의 법칙'을 발표했던 라부아지에, 반응전후의 총 질량은 일정하다라는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꽤 중요한 화학적 법칙이기도 하니 말이다.(또... 직업병 투척)


저자가 영장류학자이다 보니 유인원에 대한 감정에 대한 관찰에 대해서 논하는 책이다. 사람과 가장 비슷한 그들의 감정 표현은 대단하게 세심하다. 이 책을 읽다보면서 문득 사람만큼이나 섬세한 그들이 나중에 정말로 피에르 볼의 <혹성탈출>처럼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자연의 유인원들을 끊임없이 교류하고 감정을 키워나가지만 인간들은 고도로 발달된 기술로 인해서 너무 삶이 간편화되고 있기에 말이다. <혹성탈출>중에 "우리에게 일어난 일은 충분히 예상할수 있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두뇌를 쓰는 일을 싫어하게 되었다. 더 이상 책을 읽지 않았다. 추리소설을 읽는 것조차 너무 피곤한 일이 되어버렸다. 오락에도 더 이상 관심이 없었다. 영화는 유치해서 우리의 마음을 끌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유인원들은 조용히 생각했다. 그들의 두뇌는 고독한 사색 속에서 발달했다...(생략) ... 마침내 그들은 말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그들에게 명령하는 사람들에게 거부할 때를 제외하고는 우리에게 거의 말을 걸지 않았다. 하지만 밤마다 우리가 떠나면 그들은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고 서로를 가르쳤다."라는 말이 나온다. 인간은 왜 퇴행을 했는지, 유인원은 왜 진화를 했는지 설명하는 말이다. 우리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동물의 범주에 속한다. 더 나은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때론 어떤이들은 동물은 감정이 없다고 하등하다고 치부하고 그들을 학대하기도 한다. 정말 그런 모습을 볼때면 인간이라는 것이 창피하다. 


또 하나,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정말이지 인간이란 존재는 추악하구나라는 것이다. 무리생활을 하는 그들에게도 정치는 필요하다. 하지만 인간처럼 그렇게 추악하지도 않고, 가끔 동료를 죽이는 일도 있지만 사람들처럼 '묻지마 범행' 같은류는 아니다. 물론, 모든 인간이 다 그렇게 추악하지도 않고 모든 동물이 다 순수한것은 아니지만 평균적인것을 생각해볼 때 그렇다는 것이다. 욕심많고 안하무인격에 잔인한 범죄까지 생각하면, 그들의 세계가 더 인간적인것만 같다.


며칠 비가 온 뒤에 어제 간만에 길고양이 친구들 밥을 주러 나갔다. 며칠을 제대로 먹었을까? 기다리고 있던 세마리가 꼬리를 한껏 치켜들고 다가온다. 내가 반가운건지 밥이 반가운건지 모르겠지만, '많이 배고팠지~~~?'하는 내 말을 알아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내 억양에 묻어 있는 반가움을, 그들의 몸짓에 표현되는 그들의 반가움을 어찌 서로 모르겠는가.


동물들과 우리는 서로 공존하면서 살아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어울리고 살아가야 하는 세상을 인간이 너무나도 단독적으로 차지하고 동물들을 벼랑끝으로 몰지 않는가. 우린 함께 해야하는 존재들이다. 우리가 그들을 배려해야하는 것이 아니고 함께 동등한 위치에서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