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무작정 짐을 싸서 며칠동안의 해외여행이 아닌 세계여행을 한다는 것은 정말로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내 일상에서의 공백. 다시 내 세상속으로 들어갈수 있을까라는 두려움 때문에 그렇게 나의 스물다섯, 서른 인생들을 후다닥 지나쳐 온 건 아닌지 모르겠다. 언젠가 태원준님의 <엄마, 일단 가고 봅시다>라는 책을 볼적에 오래 걷기 힘든 엄마와 함께하는 여행을 왜 좀 더 일찍 생각해보지 못했었나라는 후회란걸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 젊은 현실자매의 여행기를 보면서 조금씩 세계여행은 아니어도, 여행사를 통한 관광 목적이라기 보다 내 취향저격의 여행을 딸과 함께 더 늦기 전에 해볼까라는 생각을 한다. 아쉽게도 난 자매는 없고 딸은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바로 이시점, 작년 겨울에 다친 무릎이 걱정이긴 하지만... 그래도 할수 있을것 같다.
글쎄, 난 20킬로그램이 넘는 배낭을 메고 비를 쫄딱 맞고 다닐 자신은 없다. 이 현실자매는 젊으니 멋있어 보이지만 나는 그닥 젊지도 않고 일한답시고 배낭에 책을 몇권 가지고 하루만 온종일 다니고 들어와서는 등짝이 아프고 허리가 아프다고 난리인데 말이다.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때 젊은날 한번 "세계여행자"의 직업을 한번쯤 가져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