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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스 ㅣ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10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9년 7월
평점 :
전작 <팬텀>에서 올레그가 쏜 총에 맞고 의식이 희미해지는 해리를 보고 참 마음이 아팠다. 바로 이 <폴리스>가 국내에 출간되지는 않았었지만 후속작이 있음을 알면서도 해리에게 일어나는 비극이 안타까웠다. 올레그를 향한 해리의 부정을 어찌 <팬텀>만으로 깨달을수가 있을까. 희미해지는 의식속에서 해리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뒤늦게 해리 홀레에 빠져서 열심히 읽어나갈때는 <팬텀>까지 출간되어서 일사천리로 읽었는데, <폴리스>를 기다리는 동안은 너무나도 하루가 일년처럼 길었다. 이렇게 후속작을 애타게 기다린적이 있었던지... 그만큼 요 네스뵈의 매력이 해리홀례의 매력은 이루 말할수 없다.
항상 700여페이지에 달하는 벽돌같은 책을 선사해주시는 요네스뵈. 묵직하면서도 자꾸만 줄어가는 이야기에 조바심이 난다. 해리는 깨어났을까. 해리는 건강해졌을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이 책은 초반부에 해리가 등장하지 않고 자꾸만 의식이 없는 형사, 형사가 죽었다라는 식으로 내 애간장을 녹였다. 이렇게 후반부 이야기가 많은데 설마 해리가 죽었을까.. 걱정하면서도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수가 없었다.
자신이 수사하던 미제사건의 현장에서 경찰들이 죽어간다. 경찰킬러라고 명명된 연쇄 살인범. 자꾸만 수사는 난관에 부딪히고 해리의 빈자리가 커져만 간다. 경찰대학 강사로 일을 하게된 해리는 자문격으로 이 특별한 '보일러실팀'으로 합류하게 된다. 많은 경찰들이 그러하겠지만 시민의 안전을 위해 정의를 위해 일을 하지만 간혹 부패를 저지르는 이들이 있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정치를 하는 것인가. 아마도 오슬로 경찰청에서는 미카엘 벨만이 아닐까. 이 사건의 시발점은 과거 어느 한사람의 소중한것을 잃어버리게 된 데 부터였을 것이다. 그렇게 따진다면 해리는 그동안 소중했던 것을 너무나도 많이 잃어버린 것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리는 악인으로 돌아서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인간은 스스로를 제어할수가 분명히 있는듯하다. 제어할수 없었다라는 변명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용서도 되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어떠한 것이 더 소중하다 소중하지 않다라는 것은 비교할수 없지 않을까.
이 <폴리스>에서 해리는 또 한번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 해리뿐 아니라 해리를 읽어왔고 기다렸던 독자들도 마찬가지로 소중했던 사람을 잃었다.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너무나도, 너무나도 고통스러워서 숨이 쉬어지지 않고, 너무나도 고통스러워서 침이 빠진 채 죽어가는 벌처럼 몸을 웅크렸다. 그의 귀에도 그의 입술 새로 새어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낯선 사람의 소리처럼, 길게 울부짖는 그 소리가 조용한 동네를 휘감았다.(p.371)
해리의 고통이 고스란이 전해오는 것만 같아 슬펐다.
그래도 오랜 인연이었던 라켈과 올레그가 한가족이 될수 있어서 그들이 해리와 함께 해주어서 마지막은 그래도 편안해졌다. <스노우맨> 이후에도 계속되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더욱더 강한 결속력을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독자들을 쥐락펴락하는 요네스뵈의 필력에도 무한 감탄을 한다. 사건이 해결되었음에도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요네스뵈의 매력이다.
하지만 그의 전작 <팬텀>을 보지 않고서 <폴리스>를 보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그리고 1편부터 차례대로 보지 않으면 진정 해리의 매력을 느끼지 못하리라 단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