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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미션 - 죽어야 하는 남자들
야쿠마루 가쿠 지음, 민경욱 옮김 / 크로스로드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처음에는 행여 마감일을 못지킬까 열을 내서 읽었는데 요즘엔 아주 뻔뻔해진것 같다. 잠시 반성의 시간을 갖고, 얼렁 해야할일을 해야겠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두 남자. 연쇄 살인을 시작한 남자 사카키와 남은 목숨을 걸고 범인을 체포하려는 형사 아오이. 만약에 나는 그들처럼 내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어린시절 학대로 인해 잘 기억하지 못하는 사카키. 그에게는 첫사랑인 스미노가 있었다. 그녀를 사랑했지만 함께 밤을 보내던 중 극심한 살의를 느껴 목을 조르던 탓에 그녀는 그를 떠났다. 데이 트레이더로 큰 성공을 거둔 사카키와 스미노는 30대를 넘겨서 다시 만나게 되지만 사카키는 암선고를 받고 자신의 안에 숨겨놓았었던 살인충동을 겉으로 드러내게 된다. 하지만 사랑하는 여인 스미노에게는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
위암이 재발한 형사 아오이. 그는 그의 사명이 어떻게든 범죄자를 잡아 그 죗값을 치루게 하는것이 사명처럼 살아왔다. 일 때문에 위독한 아내를 돌보지도 못하고 그냥 허망하게 떠나 보내 자식들하고도 관계가 소원해진 아오이는 날카로운 형사의 감으로 범죄자를 쫓는다.
죽음을 앞둔 이 두 남자들. 초반에 읽으면서 사랑하는 사람이 혹은 단 둘이 앉아 있는데 옆사람이 살인범이라면 나에 대해서 살의를 가지고 있다면 얼마나 소름이 끼칠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남은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해서 자신의 남은 시간동안 욕망에 충실하게 살겠다고 살인을 저지르는 것은 책을 다 읽은후에도 어떠한 동정도 어떠한 공감도 할수 없다. 비록 그의 옛과거에 기억을 잃을 정도의 일이 있었다 하더라도 분명 그 욕망은 스스로 억제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끔 가다 보면 시한부 삶이 아니더라도 남을 의식하지 않고 '마이 웨이'를 외치는 이들을 볼수 있다.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굳이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사람들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소설속에서 사카키는 일말의 동정도 가지 않는다.
하지만 아오이는 자식들과의 관계가 회복될수 없을정도로 틀어졌지만 아내에게 약속했던 것을 마지막까지 지키고자 하는 사명은 이해가 된다. 두 남자의 최후의 대결이라 하지만 이건 시작부터가 형사 아오이의 승리가 뻔한 것이고 아마도 독자들도 그렇게 짐작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더라도 살인은 용서해서는 안되는 극악한 범죄이기 때문이다. 끝까지 이성을 지켰어야 한다고 본다. 흔히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마라"라는 말이 있지만, 솔직히 난 이 말에 동의할수가 없다. 언제가 우리 사회는 죄에 대해 엄벌을 처하지 않기 때문에 죄를 짓는 것에 대해 너무다도 쉽게 생각한다. 그래서 아무래도 이 소설속 두 남자의 대결은 시작도 하기전에 이미 결말을 불보듯 뻔한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