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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이 하얀 카페 심쿵 레시피 ㅣ 푸른숲 어린이 문학 9
박현정 지음, 신민재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9년 5월
평점 :
지붕 위로 우주가 춤추는 집!
모퉁이 하얀 카페를 찾으세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레시피가 당신을 기다립니다!
은하수 다리 건너 너럭바위 골목의 발자국을 따라오세요.
책을 읽다보면 "모퉁이 하얀 카페"를 찾아가야하는 사람은 허언증이라고 놀림받는 해진이도 아니고, 됐고 대마왕인 동권이도 아니고, 발레를 하는 선유도, 그리고 이미지 때문에 속내를 감추는 나라도 아니고, 바로 내가 가야할것만 같다. 여기 아이들처럼 하얀 카페에서 위로가 되는 나만의 음식을 만나게 된다면 좋겠다.
어린 시절엔 그 나름대로의 고민도 있었다. 물론 어른들이 보면 우스워 보일지 모르지만 말이다. 그래서 어른이 되면 난 아이들을 잘 이해해 주는 그런 사람이 될테다 했지만 나도 어른이 되니 똑같아 진다. 아이들도 그 나이또래에 심각한 고민이 있을텐데 '니가 뭘 알겠니.', '그것도 무슨 고민이라고..' 하면서 매도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요즘 들어 부쩍 느끼게 된점은 아무래도 동화는 어린이들이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을 잃어버린, 그야말로 올챙이적을 생각못하는 어른들이 읽어야만 할것 같다는 것이다.
발레를 하는 선유. 남자답지 못하게 웬 춤이냐며 사람들이 놀리지만 그래도 선유는 발레를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선유가 발레를 하는 것에 탐탁지 않았던 아빠도 한때는 학교에 일일교사로 와서는 나비고치를 보여주면서 힘들게 나오려는 나비를 도와줘서는 안된다고 했다. 만일 도와주게 된다면 날갯짓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맴맴 돌다가 죽어버린다고 했다. 딱딱한 고치를 뚫고 나오면서 날개에 힘이 생겨야 하는데 고치에서 빠져나오도록 도와준 나비는 날개 힘이 부족해서 혼자 살아갈수가 없다고 했다. 따라서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용기를 내서 혼자 해내야 하는게 있으며, 그 과정을 잘 견뎌야 힘이 생겨서 멋지게 성장할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선유에게는 다른 잣대를 대고 마는 우를 범했다.
그래서 몸이 힘든날, 마음이 힘든날. 나도 모퉁이 하얀카페에 찾아가고 싶다. 한번 찾고나면 다시는 찾을수 없을지 모르지만, 아니 어쩌면 초대장을 들고 가지 않아서 찾을수 없을지라도 이 동화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어린시절 혹은 내 아이의 마음속을 한번 더 들여다보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