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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온도 - 개성 만점 입양 가족의 하나되는 시간
이설아 지음 / 생각비행 / 2019년 5월
평점 :
어렸을적 어떤 프로그램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해외로 입양가는 아이들, 그리고 뿌리를 찾겠다고 한국을 찾던 해외입양아들에 관한 이야기를 본적이 있다. 한국전쟁 당시 가족을 잃은 수많은 전쟁고아들이 해외로 입양이 되었고 그 후로도 우리는 해외로 아이들을 이양을 보내 '해외입양아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었다. 핏줄에 많이 연연하던 민족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입양을 되도록이면 숨기고 싶어했고 그래서 혈액형까지 맞춰가며 마트에서 물건을 고르듯 꼼꼼하게 그렇게 아이들을 입양했던 것 같았다. 그래서 먼 타국땅에서 이방이 되어 오도가도 못하며 타인으로 살아야 했던 입양아들...
그래서 어린 마음에 나중에 어른이 되면 나는 내 아이 하나와 다른 아이는 입양을 해서 키우겠노라 다짐을 했었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 나니 속물이 되더라. 순수했던 마음은 사라지고 내 아이와 똑같이 해줄 자신이 없더라. 게다가 나만 입양의사를 밝힌다고 되는 것이 아닌것 같다. 가족 모두가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만 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나 다른 입양가족들을 모두 존경한다.
아이들이 어려서 무얼 알겠는가, 큰 다음에 이야기를 해줘도 되지 않나? 아니면 어렸을 적에도 이야기를 잘 해주면 받아들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한참을 잘못생각하고 있었단 걸 알았다. 어쩌면 나는 자격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어리다고 아이들이 모르는것은 아니다. 다섯살이 된 은기는 자신이 입양되기 위해서 낳아준 부모가 자신을 포기했어야 함을 알아버리고 나서, '생부모와의 분리'과정을 이해하게 된 순간, 지금의 사랑하는 엄마도 어쩌면 자신을 떠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게 된 것이다. 저자는 아이를 포옥 안아주며 위로와 믿음을 건넨다.
입양으로 한 가족이 된다는것 부모와 자식의 인연을 맺게 된다는 것은 너무나도 존경받아야 할 일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그 아이들을 이세상에 태어나도록 한 이들이 그 생명을 저버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어떠한 아이도 친부모와 손을 놓기 위해 태어나지는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좀 더 어른들이 성숙해졌으면 좋겠다. 책임감이 넘치는 어른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아이를 쉽게 포기하지 않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줄 어른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저자는 세아이를 입양했고, 그리고 막내아이는 개방입양을 했다. 개방입양(open adoption)이란 입양부모와 생부모 사이에 아동에 관한 정보와 소식이 교환되거나 만남이 이루어지는 형태의 입양으로 개방 정도는 양측이 어떻게 합의하느냐에 따라 다양할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개방 입양의 예가 매우 드물지만 외국에서는 흔하게 볼수 있다고 한다. 정말로 존경스럽고 배울것이 많은 분이라고 생각한다. 세 아이들도 당연히 잘 자랄수 밖에 없을뿐더러 이 가족에게 행복히 가득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