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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끝의 검은덩이
이주숙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4월
평점 :
사립 재단의 유일한 상속자. 그리고 연구부장으로 아버지 미소를 갖고 학생들은 지켜보던 교사 김정희. 그가 살해당했다. 과연 그는 누가 죽인 것일까?
양희 고등학교 출신의 김영신. 그녀는 이 학교 출신의 영어선생님이다. 시험준비와 축제준비 때문에도 바쁜데, 연구부장인 김정희 선생이 출근하지 않는다. 토요일이긴 하지만 다른 부서는 일들이 끝나가지만 영신의 부서는 시작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갑자기 등장하는 형사가 전하는 말. 김정희 선생이 살해되었다고 한다. 아버지 같았던 선생님. 어렸을부터 느꼈던 아버지의 부재, 영신은 그가 아버지였으면 하고 바랬던 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영신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릴적 모르고 부모님과 함께 뉴질랜드로 떠났던 야반도주. 눈치빨랐던 영신은 친구에게 전화를 걸고나서 더이상 한국으로 돌아가선 안되겠다것을 알게되었다. 뉴질랜드에서도 계속되던 생활고, 아빠는 이른아침 배낭을 메고 떠나버렸고, 함참을 지나 엄마와 한국에 돌아왔지만 엄마는 다른 남자와 떠나버린다. 꽤 성적이 좋았던 영신은 고등학교 전액 장학금을 보장받으면 열심히 생활했는데, 어느날 담임 선생님 심부름으로 찾아갔던 선생님의 집에서 그토록 아버지이길 바랐던 김정희 선생님에게 겁탈을 당하고 만다. 교복을 입은 어린 학생만을 성적으로 탐하는 양면성을 가진 남자.
영신의 이야기에서 그녀와 교차점이 있던 미술선생님인 선희의 이야기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녀는 죽은 김정희 선생의 부인이다. 그녀의 어릴적 이야기부터 영신과의 인연이 있던 이야기에서 또 재단이사장이면서 김정희의 이모인 이창순 여사의 이야기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랐다가 다시 선희의 이야기로 영신의 이야기로 돌아온다.
소설을 읽을때 화자가 한 사람인 것보다 이렇게 여러사람인것이 좋다.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수도 있고, 등장인물들의 심정도 꼼꼼하게 볼수 있어서 지나치기 쉬운 이야기를 다시 한번 새길수도 있기 때문이다. 살짝 독특했던 이야기 진행방식 때문이었는지 독자들을 흡입하는 묘한 매력을 가진 이야기이다. 이야기 끝을 읽으면서 '그래.. 그래.. 맞아' 하면서 왜 그를 죽여야했는지 이해할수 있었고 결국엔 사건이 마무리 되었구나 느낀 순간..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앞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그런데 범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범인이 아니었다. 모든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지라 나름 범인을 지목했는데 의외의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정말로 누가 그를 죽인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