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사진에 새겨진 이야기라~ 시작부터 너무나도 편안해짐을 느끼는 책이라고 하고 싶다. 어쩜 이렇게 사진이 멋있는지.. 사진을 잘 찍지 못하는 내겐 참 부러움의 대상이다. 요즘엔 기술이 너무 좋아져서 스마트폰에 있는 카메라도 언제 어디서나 사진을 찍을수 있고, 보정은 기본이고 어린 아이 얼굴로 찍을수 있는 앱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필름에 새겨져 현상하는 게 더 운치가.......있나 없나.. 사실 난 사진엔 영 문외한이라... 그냥 좋다~라는 것 외에는 아는게 별로 없다.
그나저나 이 책처럼 도톰한 종이에 하나가득 사진이 있어서 피로함에도 붙들고 볼수 있어서 너무나도 좋은 것 같다. 같은 세상에 태어나서 나는 왜 이런 사진을 찍지 못하는지 참 아쉽다. 사진과 함께 글이 있어 더욱더 운치있어 보인다.
스물한번째 이야기에서 한참을 미소를 지으며 머물러 있었다. 어느날 갑자기 받아들었던 낯선 편지. 영어와 독일어 한국어까지 쓰인 손글씨의 편지. 편지를 뜯어보니 인도에서 온 편지였다. 샤데... 에서 온 편지.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보니, 히말라야로 간 트레킹에서 들렸던 기억이 났다. 머물런던 집의 부부가 '다림살라'로 갈 예정이라 하자 그곳에 유학중인 아들에게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먼거리와 비용탓에 아들을 그리워하는 부부의 모습에 차마 거절을 못하고 수소문하여 아들에게 전달을 했다. 낯선 이방인이 전해준 부모님의 선물...그 일이 고마워 부부는 이듬해 샤데에 들른 한국인의 도움을 받아 한글로 편지를 썼고, 그 편지는 이름모를 트레커의 배낭에 실려 히말라야를 걷다가 독일로 날아갔고, 그 독일인의 한국인 이웃이 적어준 주소를 따라 저자의 손에까지 도착한 것이다. 오랜 시일이 걸려 과연 그 편지가 제대로 도착할수 있을지도 몰랐을 텐데, 그리고 부탁을 들어주지 않아도 되었을 낯선 트래커들도 어쩌면 그 부모의 마음을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사진이라는 것은 참 오묘하다. 멋진 풍경이 아니라 그냥 시장통에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라도 느낌이 달라진다. 어디서든 사진을 잘 찍지 않는 내 습관이 이리도 안타까울수가. 옛사진을 보며 그 때의 일을 떠올리며 사연을 떠올려도 좋을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