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 (반양장) -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89
이희영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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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올해 100권째 독후감이라고나 할까. 번호로는 100권째이지만, 아직 쓰지 못한게 있으니 순서가 살짝 바뀌긴 했다. 그래도 읽은것은 다 쓰자라는 바람이 이루어지는듯하다. 뿌듯~


제 12회 창비청소년 문학상 수상작이다. <완득이>를 시작으로 계속 챙겨 보다가 요즘 좀 뜸했는데 다시 만나보게 되어서 반갑다. "부모를 선택하는 시대", "부모 면접을 시작하겠습니다"라는 글을 보고, 시험관 아기로 태어난 아이들에게 부모를 맺어주는 그런 시스템~ 완전 미래세계가 당도했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다시 태어난다면 나는 내 부모를 선택할까, 혹은 내 아이는 나를 선택할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여지없이 나의 생각은 또 꽝!


살짝 유쾌하게 이야기는 진행되지만 실상은 좀 그렇지 않아 마음이 좋지는 않다. 하지만 속이 깊은 "제누301"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좀 놓이긴 하다. 부모가 없는 영유아나 청소년들을 정부에서 '국가의 아이들'로 직접 보호 관리한다는 발상으로 시작했다. 아마도 부모를 잃은 아이들, 그리고 버려진 아이들이겠지... 그러면 지금의 보호시설과 별반 다를것이 없는데, 지금처럼 어린 아이들을 입양을 한다기 보다 열세살 이후의 아이들을 입양을 하고, 열여덟이 지나면 사회로 나가야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시설은 국가가 운영하고 입양코자 하는 부모들에게 혜택이 주어지며 아동입양후 사후 관리가 철저하게 한다는 점이 다르다.


아마도 오늘 아침에 "10년간 1578명을 보호한 베이비 박스"라는 기사를 보고 왔기에 이 이야기가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NC(Nation's children)센터의 아이들은 이름이 없다. 그저 1월에 센터에 들어온 아이는 남자는 제누, 여자는 제니라는 방식으로 6월은 준과 주니, 10월은 아키와 알리, 그리고 번호를 붙이는 것이다. 주인공인 제누 301도 1월에 센터로 들어온 아이이다. 제누를 유독 따르는 아키 505는 궁금한것들이 너무 많아. 왜 주노와 줄리가 많은지 아키와 알리는 많은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제누는 8월의 긴 여름휴가와 12월의 크리스마스를 떠올리며 마음 한구석이 아려옴을 느꼈다. 그리도 나도 그 이유가 씁쓸했다. 


피치 못할 사정도 있었겠지만 피치 못할 사정이 없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우선은 한생명과 직결된 문제인데, 열달을 품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에서 매몰차게 뒤돌아서는 남자나, 그렇다고 어렵게 낳은 아이를 탯줄도 제대로 떼지 않고 유기하는 여자나 한순간의 쾌락만을 즐기고 책임지지 않는 태도를 뭐라고 이야기를 해야 하나. 혹은 아이들 끌어안았다고 하지만 그 아이를 방임하고 학대하는 사람들은 또 어쩌란 말인가. 또한 부모의 울타리에서 크지 못한 아이들에 대한 그릇된 시선은 또 어떠한가.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하는 이야기이다. 오히려 아이들을 보호하는 NC 센터보다는 아이들을 유기하고 방임하고, 아이들을 낳았지만 키우기를 거부하고 버리는 사람들을 한데 모아 정신교육을 담당하는 센터가 우리에게 좀 더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센터에서 20년쯤 교육시키고 외부와 단절된채로 생활하게 된다면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보지 않을까 싶다.


참 속이 깊은 아이인 제누와 그리고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가정에서 자라기를 바라는 가디 "박". 솔직히 '박'이 제누를 입양했으면 좋겠다. 아니면 의형제로 그렇게 가족이 되는 것도 멋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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