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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예민하지만, 내일부터 편안하게 - 과민성 까칠 증상의 마음평안 생존법
나가누마 무츠오 지음, 이정은 옮김 / 홍익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뉴욕 주립대학 교수이자 세계적인 여성 심리학자인 일레인 아론(Elaine Aron) 박사는 어려서부터 지나친 섬세함과 칼날처럼 신경질적인 성격으로 사회생활을 해나가는 데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의 이런 문제점이 각각 자극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체질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25년의 세월을 들여 매우 민감한 사람이라는 의미의 "HSP(Highly Sensitive Person)" 개념을 정리했고, 이를 바탕으로 1996년 <타인 보다 더 민감한 사람(The Highly Sensitive Person)>이라는 책을 출간했다고 한다. 그 뒤, 여러 나라에서 HSP에 관한 서적들이 잇달아 출간되면서 심리학계를 넘어 일반인들에게도 큰 주목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HSP라는 기질을 지닌 사람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서 있다. 유난히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사람, 내향성이 강한 사람, 지나치게 소극적인 사람, 주저하는 성격 탓에 뭔가를 시작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사람, 남들보다 무서움을 많이 타는 사람..., 심리학에서는 이런 사람들의 증상을 가리켜 '감각 처리 예민성(Sensory Processing Sensitivity)'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나와는 거리가 먼 그런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내가 그렇게 많이 예민하나..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느라 에너지를 많이 소모해서 쉽게 피곤해지나 하는 생각으로 읽게 되었다. 그런데 52가지의 경우를 들어 해결책을 말해주는 것을 찬찬히 읽다 보니 "어, 이거 난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어렸을 때 나는 너무 숫기가 없어서 혹은 내성적이라 남들에게 말을 하는것 을 못했던 것 같다. 중학생때는 미술관 관람 숙제를 하기 위해 가다 길을 못찾았는데, 길을 못 물어봐서 돌아온적도 있었다. 지금도 뭘 물어볼때는 아줌마 기질을 발휘할때도 있지만 여전히 여러번 생각을 해보다 물어보기도 하고,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걸 보면 나도 전체 인구 5명중 1명으로 알려진 HSP인 것 같다. 이런...
사람들은 태생적으로 지닌 특성 뿐 아니라 부모를 비롯한 양육자, 출생 지역이나 환경, 태어난 시대의 일반 상식과 가치관에 순응해야하는 운명을 짊어지고 살아가게 된다. 그런 운명속에서 예민한 기질이 매우 사회생활에 적응하기 힘든 경우를 만들기도 하고, 자신만의 장점으로 승화되기도 한다고 본다. 또한 나처럼 그저 숫기가 없어서, 혹은 내성적이라 그런가보다 하지 자신이 예민한 성격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그래도 그런대로 내 인생을 잘 살아오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아니면 내 예민한 성격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내 젊은날이 좀더 쉬운길로 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어찌되었든 나의 숨겨진 면을 알게해준 고마운 책이라고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