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린
오테사 모시페그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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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에게도 싫다고 말하지 못하는 여자애였다.


그녀의 고백. 누구에게도 싫다고 말하지 못하는 여자애라는 말이 참 슬프다. 아일린 그녀가 어떻게 사라졌는지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항상 삶에서 도망치고 싶었던 그녀가 사라지기 일주일동안의 이야기가 독백형식으로 이어져 나가게 된다. "내 평생의 예금, 그리고 총이 있었다"라는 말 때문에 아일린은 정말로 도망을 쳐서 새 인생을 살아가는가 아니면 혹시 총으로 자살로 이세상의 삶을 마감하려는가 매우 궁금했다.

 

첫 시작부터 살짝 지루해지려는 느낌.. 헌데, 읽어나가면서 보니 아일린의 X빌에서의 삶은 그렇게 아무런 낙도 없는 지루한 삶 그리고 자존감도 그리 높지 못하는 삶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로부터 받는 정서적 학대를 그녀에게 얼마나 낮은 자존감을 형성하게 되었는지 말이다. 범죄 심리학자인 이수정 교수님께서 어느 프로그램에서 언급하셨던 말 중 학대받는 아이들과 사이코 패스의 뇌의 전두엽결함이 비슷하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이든 그에 버금가는 보호자격인 어른들의 감정교류로 인해 감정을 배우고 통제력을 배우는데, 그것을 습득하지 못하게 된다면 본능 그대로만의 행동을 한다고 한다. 아일린이 당했던 그 정서적 학대가 그녀를 얼마나 위축 시켰을까 싶다.

 

직장내의 한 경비원에게도 마음은 있지만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마치 스토커처럼 그의 주위를 맴돈다. 그녀의 지루했던 날들, 뭔가 새로울게 없는 나날들이 지루하게 이어지다가 리베카로 인해 그녀의 삶이 바뀌는 계기가 된다. 진정 리베카가 자신을 생각해주는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에게 말을 걸어왔고 자신을 사랑으로 대해준다는 것을 느꼈다. 비록 정상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그녀는 항상 꿈꿔왔던 하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일을 행동으로 옮기게 된다.


아무리 자식이라고 해도 그토록 학대를 할수 있을까. 물리적인 학대뿐 아니라 정서적인 학대도 학대라고 볼 수 있다. 자식이라고 해서 과연 소유물이 될수 있을까. 함부로 해도 될수 있을까. 아일린의 결정을 지지하고 싶다. 그 어느 누구도 가족이라도 타인에 대한 정서적 학대는 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이 이야기는 아일린이 옛날을 회상하는 이야기이지만 X빌을 떠는 아일린이 행복하게 자존감을 높힌 생을 살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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