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콜 한국 현대미술
정하윤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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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목적은 첫째, 20세기 한국 미술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쉽게 전달하는 것이고, 둘째, 책을 읽은 후 한국 현대 미술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지식만 얻는 책에 머무르지 않고 향후 스스로 작품을 감상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쓰게된 한국 현대 미술 입문서라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나처럼 미술에 대해 문외한 이들에게 아주 필요한 책이라고 본다.

이 책은 20세기 초부터 1980년대 이후까지 시기를 네부분으로 구분하여 30인의 미술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나는 그 중 이중섭, 천경자, 백남준, 3명의 미술가밖에 알지를 못한다. 내가 그만큼 미술에 대한 문외한이라는 뜻이기도 하고, 그분들은 내가 알정도로 뛰어난 미술가라고 말할수도 있겠다.



<경주의 산곡에서>는 이인성(1912~1950)의 대표작이다. 이 그림을 봤을 때의 첫느낌은 아직 아스팔트가 깔리지 않은 도시적인 것보다 농촌지역의 모습을 본다고 생각을 했다. 이 작품은 1935년, 당시 조선인에게는 유일한 화가 등용문이었던 미술 공모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최고상인 창덕궁상을 받았다고 한다. 나의 첫느낌 처럼 조선의 특징을 색깔을 통해 잘 드러냈다고 이야기하는 동시에 붉은 색은 '나무도 심지 못해 민둥산으로 놔두는 능력 없는 조선'이라는 인식을 주기 위해 일본인이 사용을 권장하던 색이기도 하기에 조선을 펌하하는 일본적인 시각을 반영한 결과라고도 해석한다고 한다. 아마 아무런 정보없이 그림을 본다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겠지만, 시대적 배경을 고려한다면 후자쪽의 해석도 가능할것이라고 본다. 이렇게 이 책은 시대의 상황이나 여러가지 시선들, 그리고 예술가의 동향을 설명해 주면서 독자가 작품을 더 잘 이해할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작품보다 화가의 이력이 더 관심이 있는 화가는 이쾌대(1913~1965)이다. 그는 화가로서 민족 부흥의 사명을 민족적인 미술 양식을 만드는 것으로 완수하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한국전쟁때 아픈 어머니와 만삭이던 부인을 돌보느라 피난길에 오르지 못했다가 북한군이 서울을 점령했을 때 스탈린과 김일성의 초상화를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다시 3개월 뒤 9월 28일, 국군이 다시 서울을 수복했을 때, 스탈린과 김일성의 초상화를 그렸다는 이유로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었다고 한다. 수용소에서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에는 얼마나 가족들을 그리워하는지 잘 나타나 있으나, 휴전이 되었을 때 그는 북한으로 가기를 택했다고 한다.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하지만, 월북 작가가 된 이쾌대는 1988년 해금조치가 단행될 때까지 잊혀야만 했다고 한다. 이 두 화가에서 보듯이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들이 미술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수가 있다.


그림의 매력은 여러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는데 있습니다. 각자의 상황, 배경, 감정에 따라 같은 그림이라도 다르게 읽힐 수 있지요.(p.117)


이 책은 처음에 그들의 한 작품을 소개하고 화가들의 삶과 그림에 대해서 설명한다. 그래서 아무 정보 없이 만난 작품을 다양한 방법으로 만날수가 있다. 그래서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보다 뒤로 갈수록 '아~ 이런 건가?'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아직은 미흡하지만 나름 그림을 보는 방법을 알게 된것이 아닌가 싶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미술에 대해 문외한인 내가 그런 느낌을 받았다면 저자의 이 책을 쓰면서 생각했던 바람이 이루어진것이 아닌가 싶다.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인 나혜석(1896~1948)은 꽤 성공을 거뒀지만 유부녀로서의 혼회 연애가 사회적인 매장으로 이어지기도 했고, 신학철(1943~)의 <모내기>는 정부에 의해 화가의 의도와는 전혀 달리 해석되어 화가는 형을 살고 작품은 압수되는 고초를 겪었다가, 29년만에 검찰 압수물 보관 창고에서 세상으로 나온 작품은 십자모양의로 훼손이 되어 있는 것을 볼수 있다.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책을 읽는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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