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할 지도
김성주 사진.글 / 카멜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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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항해가 끝날때쯤 분명 오늘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어 있을 거라 믿어"라는 말처럼 약 1주일의 크루즈 여행으로 이 책을 첫문을 열고, 이야기의 마지막을 접는다. 물론 사이의 이야기는 크루즈 여행의 전부는 아니지만 말이다. 한곳에 오래 머물며 지지부진한 사랑을 즐기는 저자로서는 하루에 한 도시,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 일주일간의 항해는 숨이 벅찰 정도로 빨랐다고 한다.


나의 여행이라고 한다면 한곳에 오래 머물기보다는 타이트하게 전투적으로 하는 스타일이다. 뭔가 계획이 없다면 길을 잃은것처럼 불안감이 밀려오기 때문에 계속해서 움직여야 하는 그런 여행이었다. 아직까지 길게 여행을 하지 않고 길어야 4일정도를 내기 때문에 아마도 빡빡하게 일정을 짜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공간이 주는 위로, 사람이 주는 울림이란 무엇일까 생각을 해봤다. 아무일도 하지 않고 낯선곳에서 한번쯤은 여유를 즐겨보면 어떨까. 노천카페에서 책을 가지고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길에 지나는 사람을 구경하면서 시간을 지내는 여행을 과연 내가 할수 있을까.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는 멜버른이라고 한다. 나는 언제가 가장 행복할까.. 이제껏 나의 여행은 혼자서는 한적이 없다. 항상 껌딱지들이 따라다녔고, 엄마가 아프시기에 같이 가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 않고 함께 가족들 모두와 하면 이사람 저사람 챙기기에 여행다운 여행을 다녀보지 못한것 같다. 내가 행복할수 있는 도시는 아직은 어디다라고 말할수는 없지만 혼자 뚜벅이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돌아다닐수 있는 곳, 그리고 책들을 뒹굴뒹굴 거리면서 읽을수 있는 곳이라면 행복한 곳이라고 여길수 있을것 같다.


나는 내 마음 속에 남은 여행자들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는 것에 주목하게 됐다. 바로 '자신만의 여행법'이 있다는 것. 사실 백이면 백 모든 사람들이 각기 다른 기준과 취향에 따라 여행하지만, 어떤 이의 시간은 잊지 못할 여행이 되는가 하면 몇몇 사람들의 시간은 그저 그런 관광에 머물고 만다. 그렇다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내가 내린 결론은 이것이다.

'나는 주인공으로 여행하고 있는가?' (본문中, p. 268)


나는 과연 주인공으로 여행하고 있는가.

어쩌면 산다는 건 각자의 세상을 여행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각자의 세상에선 당연히 내가 주인공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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