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력 - 권기태 장편소설
권기태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2월
평점 :
내가 들고 있으면 다 과학관련책으로 보이나.. 조카녀석이 "이모 이상한 책 읽어" 했던 그 책이다.
"일상의 중력에서 벗어나려는 어느 샐러리맨의 감동 스토리"라고 해서 일반 회사원이 꿈꾸는 그런 우주 도전기인줄 알았지만, 그래도 나름 연구원에 박사과정에 있는이에... 등등... 아무래도 우주에 대한 꿈을 키웠다면 어린시절부터 그쪽 분야에 관심이 많았겠지. 나의 상상력 부족은 참 어쩔 수가 없나보다.
세계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의 뒤를 이어 광활한 우주의 꿈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가 그리 낯설지 않은 이유는 우리도 이미 우리나라 출신의 우주인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도 2006년 우주인 모집을 공고를 9개월을 거쳐 4차례의 선발을 통해 최종 우주인 후보를 선출했다. 나는 당시 규정을 어긴 이유로 고산씨에서 탑승 우주인이 이소연씨로 교체되었다는 기사로부터 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참으로 무심하여라)
이 이야기는 그들이 신체검사부터 가가린 우주센터에서 교육을 받는 이야기가 자세하게 서술된다. 당연히 이 이야기의 조언에는 당시 훈련에 참가했던 이들이 맡아서 그런지 참으로 실감이 났다. 과연 우리나라 최초 우주인이 누가 될까 궁금증을 유발시키면서 이야기는 진행되다가 문득 실제 이야기처럼 다뤄지는 것이 아닌가 했었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최종 우주인이 결정되고 드디어 우주로 나아가게 된다.
우리는 무중력에서 오래 살 수가 없어요. 지상으로 돌아와야 해요. 우리는 잠시 비범한 듯이 주목받을 수는 있어요. 하지만 때가 되면 평범으로 돌아와야 해요.(본문中, p.437)
한때 우주인 이소연씨가 항공우주연구원에서 퇴사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MBA 과정을 밟게 되자 260억의 국민 세금만 들이고 그녀가 명예만 챙겼다하여 먹튀논란이 있었을 때는 나도 곱지않은 시선을 보냈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읽다 보니 만약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훈련을 받았는데 탑승우주인에 선발되지 못한다면 과연 그들이 본인들의 일상으로 돌아와서 과연 생활의 공백을 메꿀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할때, 생각이 달라졌다. '먹튀 논란'이 과연 한 개인의 일방적인 행동이었을까. 그 뒤로 충분한 지원을 하지 않는 국가에는 어떤 잘못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60억의 투자를 결정하였다면 장기간의 계획을 세워 추진했다면 논란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첫 우주인이 탄생하고 11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우주인은 나오지 않았고, 아직 우리만의 기술로 우주고 유인 우주선을 쏘아 올리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바람이 매섭게 불 때도 거기로 날아가는 새들이 있어. 매가 그런 새야. 회오리 바람을 탈 때도 있지. 그러다가 천길 만길 떨어져 내리기도 하고, 자칫하다간 죽을 수도 있는 거야. 하지만 그 고비를 넘어가야지 진정한 매로서 태어나는 거야. 수천 미터 상공에서 활공하다가도 갑자기 목표를 향해서 수직으로 내리꽂히는 비행을 하게 되지. 끝까지 가본 체험에서 그런 힘이 나오는 거야. 마음을 비우고 날아가는,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힘이지.(본문中,p.442)
여기서도 최종 탑승우주인으로 선정되었다가 그 뜻을 이루지 못했던 이가 나온다. 그에게 동료가 해주는 이야기였다. 항상 우리는 지구가 잡아당기는 중력의 힘으로 지구에 머물러 있다. 자연을 거스르지는 않는다. 우주로 날아가기 위해서는 중력의 힘을 벗어나야한다. 그야말로 11km/s의 속도라면 중력을 벗어나 우주로 나갈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인류는 실패의 실패를 거듭하고 이제는 많은 노하우와 기술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만약에 그런 위험 상황에서 포기를 했다면 절대로 우리는 지구를 벗어날수 없었을 것이다.
끝까지 가본 사람... 꿈이 스러져가도 최대치를 다한 사람... 그런 사람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과연 나는 그렇게 열정을 가지고 끝까지 가본적이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