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약 - 미술치료전문가의 셀프치유프로그램
하애희 지음, 조은비 그림 / 디자인이곶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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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치료전문가의 셀프치유프로그램 <보는약>


어느 누구도 병원엘 가는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당뇨나 고혈압때문에 엄마가 동네 병원엔 꽤 되셨지만 큰 병때문에 종합병원에 정기적으로 다닌건 벌써 5년째다. 물론 아픈 엄마가 제일 힘들겠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들도 시간이 흐를수록 힘이 들게 마련이다. 엄마는 크게 남에게 의존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 몸이 힘들때면 엄마한테 짜증도 냈다가 후회도 했다가 한다. 그럴때 우리에게 도착한 책이 바로 이 <보는약>이다. 빈혈환자인 저자께서도 병원 금속 침대에 누워 바늘이 꽃힌 손등을 볼라치면 이런 상태로 며칠이고 지낼 환자들이 떠올랐다고 한다. 어쩔수 없이 병원에서 지내야만 할 사정이 생겼다면 병원에서 견딜 수 있는 환경의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고 한다.


항상 그날이 그날 같던 엄마에게도 언젠가 꽃들이 그려진 컬러링북을 사드린적이 있었는데, 뭔가 할일이 생기셔서 그런지 참 좋아하셨다. 다양한 색깔을 보면서 예쁜 꽃들을 보는게 마음이 편해지셨는지도... 아프지 않은 나도 가끈 색연필을 끄적끄적 하는것이 때론 편하게 느껴지는데, 아파서 우울한 마음이 계신 엄마 입장에서는 어땠을까. 더군다나 이 책 <보는약>은 이야기도 있어서 더 좋은것 같다. 하루 중에 짧은 시간이라도 엄마와 나와 딸아이 삼대가 모여앉아 옛일을 추억도 하면서 색칠도 하니, 흐믓한 마음이 드니 어찌 치유가 되지 않을까 한다.



어렸을때 엄마가 이렇게 내 유치를 빼주셨다. 불시에 이마를 빡하고 치는데, 이빨이 빠져서 아픈건지, 이마가 아픈건지... 그저 울타임이였던 것만은 틀림없다. 이마를 치기 몇초전 그 불안감이 없어 색칠하면서 그림을 그려넣으니 한층 리얼감이 살아난다. 그 위로 이빨을 물고 날아가는 까치까지 그렸으니 슬며시 미소가 얼굴에 번져간다.


이 책은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책이다. 엄마는 팥빙수 기계를 직접 보셨지만 나는 방송에서만 봤지 직접 본적은 없다. 또 우리딸은 저런 빙수 기계를 전혀 본적이 없다. 그러다 보니 엄마랑 내가 이야기를 하는 사이 얼음이 시커먼스로 변해버렸다. 미처 그것이 얼음인줄 몰랐단다. 그야말로 한번도 이런것을 본적이 없으니 그야말로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가 되어 버린 충격에 아직 얼음을 갈아주시는 아저씨는 아직 색칠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



알록달록 소독차는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추억거리다. (왜 그렇게 어렸을 때는 소독차를 쫓아다녔는지 모르겠다. 요즘엔 소독차가 다니질 않는건지 좀처럼 볼수가 없다. 엄마와 나는 수다를 떠느라 정신이 없는데 그 와중에 제일 젊은 딸아이는 그림에 맘껏 산뜻함을 더해주고 있다.


<보는약>의 치료과정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1. 추억을 주제로 한 시각적 자극을 제공하고,

2. 과거의 경험 속으로 몰입하게 함을로써, 긍정적 정서를 극대화한며,

3. 의도적 반추로 장기기억을 확대하여 긍정적 정서를 유지한다.


우리가 우울한 기분의 경로를 다른 기본의 경로로 바꾸고자 하는 것, 결국 '정서적 재구성'을 통해 심리적으로 안정을 통해 치유의 힘이 생기는게 된다는 것을 우리 삼대 모녀만 보도라도 확실하지 않겠는가. 오늘은 또 이 그림을 보면서 엄마가 어떤 이야기를 풀어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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