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리스트
로리 넬슨 스필먼 지음, 임재희 옮김 / 나무옆의자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엄마가 돌아가시고 브렛은 참으로 슬프다. 모든 가족들이 그러하겠지만 엄마의 암이 발병하시고 그리 빨리 세상을 떠나실줄을 미처 몰랐다. 엄마가 경영하시던 회사는 당연히 자신이 이어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엄마의 방에서 일기장을 발견하다. 마음이 강해졌을 때 일기장을 읽어보라는 메세지와 함께. 엄마의 유언장이 공개되던날, 그녀에게만은 14살때 작성한 '라이프 리스트'를 완료한다면 상속을 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결국 현재로서는 그녀는 아무것도 상속받지 못했다.

처음 이 책을 집어 들었을때는 꽤 두꺼운 편인데.. 라고 생각했었는데, 참으로 빨리 페이지가 넘어가는 것이 느껴진다. 솔직히 얼마나 자식이 제멋대로 살면 조건을 달아서 상속을 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브렛은 열심히 살고 있었다. 다만, 그녀를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인정받으려 산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버지와 껄끄러웠던 관계, 친구들때문에 포기했던 일들, 그리고 CEO가 된 여자친구들 자신의 성공목록에 포함시키려는 남자친구까지.. 어느것 하나 그녀를 위한 삶이 아니라 남을 위해서 살았던 삶이라는 것에 엄마는 너무나도 안타까웠던 것 같다. 하나씩 목표를 이룰때마다 개봉되는 분홍색 편지,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엄마의 사랑이 가슴 뭉클하게 한다.

브렛도 처음에는 왜 엄마가 자신을 이런 상황에 몰아 넣었는지 원망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엄마의 볼링거코스메틱의 홍보실장으로 일했으나 전혀 그녀의 적성에 맞지 않았음을 인정한다. 그리고 자신의 예전 꿈을 찾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녀가 하나의 목표를 완성하고 그에 맞는 엄마의 편지를 개봉하고 읽을 때면, 마지막을 준비하면서 써내려갔을 그 마음을 느낄수 있다. 내가 브렛의 엄마와 같은 사정이라면 어땠을까 생각을 해본다. 갑작스러운 죽음이 아니고 예정되어 내 마지막을 준비할수 있다면 나는 나의 딸과 어떤 이별을 준비하게 될까. 우리딸은 브렛처럼 자신을 위한 삶을 잘 살아갈수 있을지도 말이다.

다만, 나는 이 책에서 가장 이해할수 없는 부분이 마지막 결말부분에 있었다. 당연히 동거남이었던 앤드류는 분명 헤어질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의 사랑이 엄마의 상속을 맡고 있는 브래드 변호사에게 옮겨지리라 생각했는데. 숨가쁘게 진행되어 오다가 마지막에서 그녀의 진정한 사랑이 되는 이는(아... 스포가 되려나)... 물론 작가의 의도를 알아채지 못한 나의 불찰이겠지만.. 그만큼 나의 감정도 이입해가면 읽은 탓이 아닐까 싶다.

저자의 이력을 보면 그녀는 언어 치료사와 생활지도 상담자, 가정방문 교사일을 하며, 달리기와 여행, 독서를 좋아하며 글쓰기는 가장 열정을 가조 하는 일이라고 한다. 아마도 그녀의 경험이 브렛이나 다른 이의 직업으로 투영되기도 해서 더 잘 책속으로 빠져들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생각을 해본다. 나는 과연 나의 삶을 잘 살고 있는 것일까.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남에게 이끌려 가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브렛의 엄마의 유산은 비단 브렛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이세상 모든 아들과 딸들에게 해당되는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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