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아이학개론 - 누구보다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
김희윤 지음 / 경진출판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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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법적 성인이 되는 딸이 있다. 법적 성인이 된다면 그건 바로 어른이 되는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내 어린시절 20살이면 난 모든 것을 다 할줄 알았다. 그토록 바라던 어른이 되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딸아이의 스물살은 아직 그냥 내 앞에서 어릿광을 부리는 아이일 뿐이다. 자기 자신이 생각하는 어른과 남이 보는 어른, 그리고 법적으로 보는 어른은 제각각이다. 과연 어른의 기준은 무엇일까. 가끔 아메리카노의 맛을 알아야 어른이다라는 말로 딸아이를 놀리기는 하는데, 정말로 어른이란 기준은 무엇일까.

이 책은 네가지 파트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불현듯 떠오른 내 정체성; "대체 난 어른이야? 애야?」, 「길 위에 내던져진 어른의 삶」, 「반복되는 인간의 굴레, 그 치열한 속사정」, 「그래서 어떻게 살 것인가?」. 소제목만 봐도 이 책의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이 될지 감을 잡을수 있고, 읽으면서 그 내용에 공감을 하게 된다.

나는 어른일까 아니면 애일까.. 지금의 나로서는 내 나이를 비추어볼때 나는 어른임이 맞는것 같다. 처음 어른이라고 생각되었을 때가 경제적으로 독립했을 때인것 같다. 그리고 완연한 어른이라는 생각을 했을때는 항상 내 보호자는 부모님이었는데, 그 보호자의 대상이 나로 변했을때 비로서 나는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허나 우리는 부모라는 거대한 성에서 벗어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우리는 평생 부모님의 울타리를 벗어지 못한다. 의식적으로 그분들을 떨쳐내려 해도 소요없다. 지난 날 나의 삶의 궤적은 언제가 그분들이 나를 사랑하는 과정 속에서 발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분들은 우리들 의식의 고향이며, 현존하는 그림움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구분들을 잃는다는 것을 몹시 두려워한다. 실로 상상조차 되질 않는다. 그것은 어린 아이일 때나 다 큰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부모님의 품을 완전히 벗어난 것 같으면서도 의식적으로는 그분들을 잃을까 노심초사하고, 끝끝내 그분들의 품을 벗어나지 못한다.(p.40,41) 결국 나는 어른이라고 생각했지만 부모님의 시각에서는 언제나 애일것이다. 어른인지 아이인지의 구분은 그야말로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다르게 되는 것이 아닌가. 아무리 법적 성인이 되었다고 어른이라고 말하는 딸아이를 바라보는 내 시선엔 아직 애인것 같은것처럼 우리 부모님의 눈에도 나는 그저 물가에 내놓은 아이일 것이다.

가족간에 어른인지 애인지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진데, 하물며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나이만 먹은 어린애보다 못한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자기중심적인 좁은 생각에 갇혀 다른 사람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아 공동체 안에서 종종 싸움을 만들어 사람들, 혹은 아동을 학대하거나 살인까지 저지르는 생명을 경시하는 사람들, 남의 삶을 파멸로 몰아가면서 정작 자신은 무죄추정주의를 내세워 나를 범죄자로 몰아가지 말라는 사람들까지. 진정한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은 내 존재와 타자의 생을 함께 인식하고 존중해야 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요즘 세상 어른으로 살아가는 것이 참으로 힘들다. 그야말로 이 책의 소제목 마냥 길 위에 내던져진 어른 아이의 삶은 고달프다. 내가 대학다닐 시절의 등록금은 대략 한학기당 200만원선이었던 것 같다. 당시 공무원이셨던 아버지가 싼이자의 학자금 대출로 등록금을 내주셨고, 퇴직할때 퇴직금에서 일부 변제하시고 연금을 받으신다. 어쩜 대학등록금까지 부모님이 내주셨던 나는 매우 행복하게 별 어려움없이 사회생활을 시작할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연 900만원에 육박하고 있으니 마냥 부모님에게만 손벌릴수만 없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때론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기도 사회에 첫발을 내밀면서부터 빚에 허덕이는 삶을 살게된다. 아프니까 청춘이란 말도 있지만 더이상의 아픔은 사절. 나는 이시대의 젊은이들이 희망을 바라보면서 누구보다도 좋은 어른이 되기를 바란다. 상하 위력관계에 노출이 되어 있는 폭력에, 오만방자한 것들의 쓸데없는 '갑'질에 멍들어가지 않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그래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이야기를 한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좋은 어른이 되고 우리의 삶이 아름다워질까. 여러가지 저자의 견해가 있지만 아무래도 난 가장 큰 키워드는 "존중"이라고 생각한다. 혼자사는 세상은 아니고 몇사람 건너가다 보면 모두가 다 일촌이라는 말이 있듯이 남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그리도 타인의 삶에 대한 존중이 함께해야 좋은 세상이 되는 것이고 좋은 어른이 될테고 또 서로의 삶이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싶다. 항상 내 주장이 앞서는 것이 아니고 남의 말도 진지하게 들어들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많아져야만이 좋은 세상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싶다.

참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책이다. 과연 나는 좋은 어른일까. 나는 남의 말에 귀기울이는가. 나는 남의 삶을 존중하는가. 이 책의 부제목이 정말이지 마음에 와닿는다. 항상 마음에 새겨두고 노력해야겠다. 누구보다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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