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남긴 증오
앤지 토머스 지음, 공민희 옮김 / 걷는나무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편견. 그것이 문제이다. 우리 모두가 가진 편견. 어느 사회에서도 존재하는 편견. 그리고 내가 갖고 있는 편견들..

열두살때 부모님이 스타에게 가르쳐준 두가지가 있다. 첫째는 성교육과 두번째는 경찰이 불러 세웠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관한것이다. 우리는 흔히 아이들에게 후자에 관한 것은 가르치지 않는다. 하지만 표지에서 보듯 스타는 흑인이다. 백인사회에서 살아가는 유색인종에게는(흑인뿐 아니라 아시아) 어쩌면 꼭 필요한 교육일수도 있겠다. 그것은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역사가 빚어낸 안타까운 편견일테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옛기억이 하나 떠올랐다. 고등학교 2학년때 당시 우리학년에 이과는 3반이었다. 문과와는 다른 층을 쓰기에 세반이 더욱 돈독하기도 했는데, 이과학생들만의 시험도 치르기도 했었는데 말이다. 당시 무슨 사건인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치만 담임선생님께 교무실로 불려갔던 부반장이 얼굴을 맞아서 울면서 들어왔던 일이 발생했다.우리는 매우 흥분했고, 이과 3반이 보는 시험에서 당시 담임선생님의 과목이었던 영어는 풀지 않기로 했다. 당시 감독으로 들어오셨던 수학선생님도 우리반 문제를 아셨는데, 영어를 풀지 않는 것을 보고 무척 화를 내고 시험을 무효화 하신걸로 기억난다. 무슨일이었는지 어떻게 해결되었는지도 잘 기억은 안나지만 우리끼리 토론할때 문득 한아이가 질문을 던졌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흥분하는 건 부반장이 선생님께 맞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맞은 학생이 그저 반에서 문제아였다면 우리가 이렇게 행동했을까라고.. 문득 그 사건이 떠올랐다. 부반장이고 공부를 잘하는 아이였기에 부당하게 맞았다고 생각한 편견. 반대로 문제아학생이었다면 맞을짓을 했었겠지 하고 선생님 편을 들었을까. 인종까지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에는 이런 잘못된 편견들이 너무나도 많이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스타의 친구 칼릴은 빈민가에 살고, 갱단은 아니었지만 부득이하게 마약판매를 하고는 있었지만 그는 총을 소지하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등이 깨졌다고 세운 경찰에게 애초부터 고분고분 대답을 했다면 신분증을 보여줬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그에게도 백인경찰은 항상 우리를 범죄자 취급을 하는 그런 인물들이라는 편견이 있지 않았을까. 1-15로 일컬어지는 경관도 칼릴이 왜 세웠냐 물었을때 단번에 미등이 깨졌다는 말을 했었다면, 그들에게 갖는 편견만 갖지 않았더라면 총을 쏘지 않았을까.


모든 일의 시작을 배제하고라도 그 뒤의 적절한 행동이 따랐더라면 일을 더 이상 커지지 않았을거라고 본다. 과오를 인정하고 그에 대응하는 진정한 사죄를 했다면 일은 더 커지지 않았을 텐데, 일에 대한 변명과 또 사건을 이용하여 이득을 편취하려는 이들 때문에 자꾸만 일들은 꼬여가기만 하는것 같다. 이 책의 내용과 관련이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계속 '역지사지'라는 말이 떠올랐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우리들의 편견이 사라질지도.. 편견이 자리잡기 전에 속으로만 말고, 곧바로 푼다면... 그냥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참 생각을 많이 하게 해주는 책이라고 본다.


우리는 누군가가 이야기를 하게 내버려 두고 그 사람은 너무 말을 많이 한 나머지 선을 넘지만 자신이 그런 줄 모르고, 듣는 우리도 그냥 받아들인다.(본문 中 p25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