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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모으기 대작전 말모이 ㅣ 푸른숲 어린이 문학 22
백혜영 지음, 신민재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8년 10월
평점 :
종종 챙겨보는 프로그램중 하나가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인데, 터키 친구들이 한국을 방문했을때, 그들이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아마도 터키인들에게 일본인들은 좋은 사람들이라 생각했었나본데, 그곳은 참으로 의외였나보다. '착한사람들의 나쁜면'을 봤다라는 말을 했었다. 그리고 한 진행자가 말하기를 그렇게 악랄하게 고문을 하는 이유가 그들도 무서웠기 때문이라고.. 이정도 억압하면 수긍할만한데... 도무지 조선인들의 독립의 의지를 꺾을수가 없어서.. 일본인들도 무서웠다고..
이 동화에도 그런면을 볼수가 있다. '말모이'에 가담한 자들을 색출해내고, 고문하고, 형무소에 갇혀서 목숨을 잃어도 그 아들이 다시 시작한다. 혹은 열심히 가담은 했지만 한바탕 사람들이 잡혀가자 위축되어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이 밤이슬을 틈타서 알게모르게 도와주는 모습을 볼수 있다. 왜 일본인들은 그런 조선인들을 겪어봤으면서도 모를까. 임진왜란때도 일본인들은 선조임금만 생포하면 우리가 온전히 나라를 바치게 될줄 알았다고 한다. 허나, 선조는 도망길에 올랐고, 우리 민초들은 여기저기서 의병을 일으켜 저항했다. 일제강점기때도 여간해선 우리를 제압하지는 못한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말에 곧 그 민족의 얼이 담겨 있기 때문이야. 우리말에는 곧 우리 조선인의 얼이 담겨 있어. 일본이 우리말을 못 쓰게 하는 것도 우리 조선인을 뼛속까지 자기네 신민으로 만들기 위해서야. 그래서 주시경 선생님도 '나랏말과 글을 잃으면 민족이 망한다'고 일찍부터 걱정하셨던 거지."(본문 중, p.57)
우리 말과 우리 글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 우리가 그저 수긍할줄 알았다면 그건 정말 실수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라는 말처럼 억압하면 억압할수록 우리는 다시 일어난다. 처음에 한솔이는 아버지의 부재가 늘 아쉬었다. 아버지를 감시하는 일본 순사가 있고, 간만에 들어오는 아버지는 무언가를 정리하는듯 했고, 생계는 엄마가 이끌고, 그런 엄마에게 아버지는 돈을 요구한다. 어쩜 농사를 열심히 짓는 만식이 아버지가 한솔이는 부러웠다. 하지만 만식이도 나름의 고충이 있다. 열심히 힘들여 농사를 짓긴 하지만 결국 일본 지주들한테 빼앗기는 아버지가 답답하다. 창씨개명한 석태는 일본 앞잡이를 하는 아버지 덕에 학교에서도 선생님들께 인정받지만 어느날 시장에서 죄없는 사람들을 폭행하는 아버지를 보는 순간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세친구가 2:1의 대립구조라고 생각했는데, 비밀 작전을 하는 동무가 되었다.
실제로 존재했다던 "말모이"작전. 가끔 어지러운 상황을 보게되면... 지금은 아니더라도 너희만은 독립된 나라에서 살라했던 이름없는 독립군들의 그 마음들을 거스르는 것 같아 속상하다. 예전에 '안중근 열사 기념관'에 가서 그분의 짧은 약지손가락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그만큼 나라를 잃지 않으려 많은 분들이 희생을 했구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저리는 것을 처음 느꼈다. 시간이 흐를수록 무뎌지는 우리 역사를 이런 동화를 통해서 우리 후세들이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처럼 너무 늦게 그분들의 노고를 깨닫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