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1~2 세트 - 전2권
케빈 콴 지음, 이윤진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영화로도 만들어져 10월 25일에 개봉한다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이미 개봉을 했겠지만, 영화와 책은 동시에 안보는 나는 책을 읽었으니 영화는 안녕이겠다.

첫 시작을 딸아이에게 이야기해줄때, 유럽 호텔에서 비까지 맞은 중국인들을 스위트룸에 예약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숙박을 거부했데란 말을 듣고 인종차별이냐며 성질을 내버리려다가, 그 호텔을 사버렸데하자, 멋있다고 박수치는 딸. 항상 아시안들은 가난하고 악한 경우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지라 그냥 '리치'도 아니고 '크레이지 리치'의 위엄을 책에서나 봐서 너무나도 통쾌하게 시작할수 있었던 소설이다.


근데, 또 하나의 난관이 있었다. 책장을 넘기게 되면 만나는 가계도! 이 가계도를 보면서 예전 박경리님의 <토지>가 생각났다. 워낙에 등장인물도 많았고, 누구네 엄마, 혹은 누구댁하는 통에 인물관계도를 써가며 어렵게 시작을 했기 때문이다. 이 가계도를 보고 너도 만만치는 않겠다 했는데, 1권 중반까지 '얘는 누구지?', "얘는 어느 집안아이야"하면서 봤다.



 

결국 이 이야기는 아스트리드 렁과 레이철 추의 이야기가 큰 축을 이룬다. 레이철은 아스트리드의 사촌인 니컬러스 영의 여자친구이다. 어려서부터 엄마와 미국으로 이민온 레이철은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교수이고, 같은 대학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니컬러스의 배경은 전혀 알지 못한채 교제중이다. 절친의 결혼식에 함께 동행하자는 니컬러스의 제안에 따라 싱가포르로 여행을 떠나며 알게되는 그의 배경과 함께,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된다. 나름 미국에서 자수성가한 축에 속하는 레이철은 부유한 집안 따님들의 온갖 질투를 받고, 꽃뱀으로 치부된다. 이 모든 것이 남자친구인 니컬러스가 그의 배경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었기에 그녀는 어떠한 대비도 할수 없었다. 오죽하면 "내가 꽃뱀 소리를 들어야 한다면, 정확히 뭐를 노리고 꽃뱀짓을 한다는 것인지라도 알고 싶다고"라며 토로하겠는가. 물론 크레이지하게 리치한 분들께선 보기에 대학교수라는 건 별볼일 없겠지만 가문이나 따지고 어느 디자이너의 옷인가만을 따지는 분들보다 학구파인 레이철에게 난 한표! 거대한 부로만 사람의 지위가 향상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에 걸맞는 인성을 갖추게 될때 진정한 품위가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얼마전 영국의 해리왕자가 수영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던 왜소증의 수영선수 앞에서 무릎을 꿇고 그녀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이야기를 하는 사진을 보았다(오래전 일인지 어쨌든) 할때 얼마나 멋있어 보이는지. 돈많이 벌었다고, 자신이 고용한 사람들이라고 함부로 대하는 어느 찌질한 갑부에게선 절대로 느낄수 없는 그런 품위를... 이 소설을 읽으면서도 니네들은 돈은 많치만, 그래 그건 부럽긴 하지만, 니네 인생은 정말 지루하겠다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이들이 여럿있다. 개인적으로 레이철은 니컬러스와 헤어졌으면 좋겠다. 이 두사람은 절대 반댈세!!!


니컬러스는 아직 연애단계라면 그의 고종사촌인 아스트리드는 유명한 가문이 아닌 마이클 테오와 결혼해 아들이 하나있다. 그래도 아스트리드는 그야말로 머리에 든것 없이 돈지랄하는 다른 여자들과는 틀린것 같다. 어느날 알아버린 남편의 외도. 자신의 재산이 정확하게 얼마인지 파악도 안되고, 한해가 지나면 늘어나 있는 은행 잔고를 보면서, 유명 디자이너의 옷을 해마다 구입하지만, 남편이 위축될까봐 그 옷을 몰래 숨겨둔다. 남편이 마련한 말도 안되는 50여평의 아파트에 살면서(50여평이 말이 안되면 그보다 작은집에 사는 나는 뭐냐), 그녀는 웬지 고급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그런 그녀에게 닥친 남편의 외도는 복에 겨웠다하면서 욕을 한바가지쯤 하게될때 드러나는 사실에 참 두 사람이 너무나도 안쓰럽게만 보인다. 우선은 아스트리드가 한발자욱 물러서주는 양상을 보이지만 그들은 헤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두커플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한명은 완전 주목받는 크레이지한 부자이고, 한명은 평범한 가정이다. 또한 니컬러스나 아스트리드는 다른 거만한 이들과는 달리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보여줄수 있는 이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레이철의 가문은 그 집단에서 받아들이기 힘들고, 마이클의 집안은 어느정도 수긍할수 있는 집이라는 점에서는 또한 다르다. 그런데, 내가 한커플은 반대하며 한커플은 지지하는 이유는 이 그들만의 집단에 레이철은 아직 발을 들이지 않았다는 것이고 마이클은 이미 발을 들였다는 것이다.  두 커플이 모두 헤어지게 된다면 어느 누가 덜 아프겠다라는 것없이 모두 마음아프고 힘들겠지만, 레이철은 자신의 능력으로도 충분히 인정받을수 있는 세상으로 나아가게끔 하는 것이 옳을테고, 마이클은 아스트리드와 이미 아이까지 있으므로 더욱 그 가정을 견고히 하는게 중요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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