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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미술 이야기 ㅣ 잠 못 드는 시리즈
안용태 지음 / 생각의길 / 2018년 9월
평점 :
중학생때인가 학교에서 숙제중에 하나가 미술작품 전시를 보고 감상문 쓰는 것이었다. 미술에 전혀 모르는 그래서, 인사동 어느 화랑에 들러 그림을 보고 감상문을 적었던것 같다. 헌데, 여전히 내겐 미술작품을 보고 감상문을 적는다는 것은 매우 힘들다. 그냥 한번 쑤욱 보는 그림인데 뭘 어느부분을 자세하게 보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그 그림을 보고 무엇을 느껴야하는지가 참으로 난감할 뿐이다. 그래서 아직 전시회를 찾는 것이라든지 그런것에는 익숙하지 않은 일이다. 이런 나에게 이 책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 물론, 이 책을 읽으면서 유심히 보았던 그림들을 훗날에 기억을 하지 못할뿐더러 또 무엇을 보고 느껴야 하는지 난감해하겠지만 말이다.
예전에 들었던 한 강연중에 서양 미술품을 보려면 기독교와 그리스 신화를 이해하고 보면 더 잘 볼수 있다라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어쩌면 난 문화를 이해하려면 그들의 생활사, 종교등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것이다. 비단, 미술작품뿐만이 아니라 모든것에 통하는 말인것 같다. 저자도 역시 "그림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개별 그림에 대한 설명이나 화가의 생애를 아는 것만큼이나 시대적 배경 아래에서 그 그림을 볼수 있는 지적 배경이 필요하단 걸 알게되었다. 거기에 역사,신화,사회,철학을 아우르는 통합된 시선을 가질수 있다면, 비단 그림뿐만 아니라 예술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들어가는 글 中,p.6)" 고 밝히고 있다. 그런 의미에선 이 책은 아주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기도 하다.
한부분을 소개하자면, 라파엘로 산치오의 <그리스도의 매장>과 카라바조의 <그리스도의 매장>이 있다. 두 그림은 예수의 매장이라는 주제의 그림이지만 라파엘로의 그림은 그 주제 뿐만 아니라 주변 배경, 등장인물의 옷자락 하나까지로 아주 명료하게 묘사되어 있다. 카라바조의 그림은 예수를 매장한다는 주제에만 집중하여 배경의 묘사는 완전히 무시한다. 오로지 인물에게만 빛을 비추어 행위 그 자체만을 부각할 뿐이다. 이는 르네상스 회화는 등장인물과 배경을 뚜렷하게 표현만 방면, 바로크 회화는 주제와 관련된 본질적인 부분만을 강조한다. 같은 주제에 대해서도 당시 유행하던 회화기술에 따라서 다르게 표현되기도 한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누가보면 참 미술에 관심있어 보이는 것처럼 그림을 이쪽 저쪽 펼쳐가며 읽어가니 참으로 책의 제목처럼 미술이야기가 참 재미있다. 아마도 시간이 지난후에 그림들을 보면서 르네상스니 바로크니 이렇게 따지면서 보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그림을 보면서 "이 그림은 한줄기 빛이 행위자체에 중점을 두고 배경을 어둠으로 두게 함으로써 보다 역동적이게 하고 있어"라는 설명을 누군가에게 해주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