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나방
장용민 지음 / 엘릭시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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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장용민 작가를 만난건 <궁극의 아이>였다. 아무 생각없이 집어들었던 책이었는데, 그 이야기는 내게 장용민이라는 작가를 각인시켜줬다. 그 뒤에 만난 <신의 달력>도 단숨에 읽어내려갔고, 작가가 한국인이 맞나 거 듭확인도 했다. 작가는 동일 국적인을 주인공으로 글을 써야한다라는 편협한 생각을 깨는데 충분했다. 사람들은 흔히들 저자의 대표작을 <궁극의 아이>로 꼽지만 나는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마도 시나리오가 먼저고 개정판으로 출간한것인지 잘 모르지만 어쨌든 저자의 데뷔작이라고 할수 있는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은 1996년 한국영화진흥공사 주최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영화화 되어 1999년에 개봉했다. 주연은 신은경과 이민우였는데, 그 당시 뭐 이리 발음하기 어려운 영화가 있나 했었다. 책을 읽고나서 영화도 궁금해서 보기는 했는데, 그 때의 영화 기술이 스토리를 못쫓아가서 참 아쉬울 따름이다. 어쩄든 이상의 '건축무한육면각체'란 시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내용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블로의 인형> 이후에 4년만에 그는 <귀신나방>을 선보였다. 장용민이란 이름만으로도 이 책은 당연히 읽어야되는 1순위였다. 그래도 간간히 등장인물 중 한국인이 있었는데, 이번 이야기에서는 한국인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또한 히틀러를 등장시키는 또 하나의 상상력. 그리고 최고의 반전을 선사했다.

어린 소년을 살해한 사형수 오토 바우만. 그가 사형집행일을 사흘앞두고 전도유망했던 기자 크리스틴에게 특별면회를 요청한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로 소설은 진행된다. 나치는 유태인을 상대로 한 뇌이식 실험이 성공을 거두어 2차세계대전 종식후 히틀러의 뇌를 다른 이에게 이식하고 그를 도피시키는데 성공했다. 그 뒤를 쫓는 아디헌터(히틀러를 쫓는 비밀단체) 오토 바우만. 그도 유태인으로 한때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시체를 소각하는 일을 했었다. 부모와 여동생의 시신을 불태우면서도 아무것도 할수 없었던 그에게도 히틀러를 쫓아야하는 이유는 충분했다. 비밀조직이었던 아디헌터들 중에 유일하게 남은 오토바우만. 그의 추적은 집요하다.

책을 안읽고 '이러이러한 내용이야'라고 하면 '그게 가능해??"라고 의문을 갖게될테지만, 책을 읽게 되면 실제와 살짝 혼동을 갖게 된다. 그만큼 그의 이야기는 치밀하다는 이야기가 될터이다.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에서도, 정말 이상은 이걸 다 알고 시를 쓴거야라고 의문을 품을 정도로 한행한행 재해석을 해놓았고, <신의 달력>에선 걸리버여행기를 재해석하면서 공중도시를 페루의 마추픽추에 연결시키는 저자의 상상력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토리텔링의 대가"라는 말이 아깝지가 않다.

"귀신나방이라고 들어본 적 있어요?"
누군가에게 이 말을 듣게 된다면...등골이 오싹해질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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