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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철학 수업 ㅣ 잠 못 드는 시리즈
김경윤 지음 / 생각의길 / 2018년 8월
평점 :
어렸을 때부터 철학은 기피 1순위였다. 뼛속까지 공대생이라 그런지 예전부터 철학에 관련된 것은 고개가 자동으로 절래절래..
대학교 1학년때 철학과목도 필수과목이 아니었다면 절대 수강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철학이라는 것이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이기에 나이가 들면서 관심이 조금씩 생기게 되었다. 뒤늦게 철이 들었다고나 할까. 그래도 아직은 철학은 어렵다.
여기 소개된 철학자 중에 약간 내게는 낯선 철학자가 등장했다. 현상학의 창시자 '후설'이다. 그는 천문학과 수학을 공부하여 박사학위를 받았고, 철학자 브렌타노를 만난 이후 나머지 생애를 철학에 바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나도 과학과 수학을 좋아하는 공학도인데, 철학에 관심을 가져도 낯설지 않은, 하지만 아직 그다지 철학적이 되기엔 내게 부족함이 많긴 하다.
<어린왕자>에 이러한 대목이 있다고 한다.
내가 소혹성 B612호에 관해 이렇게 자세히 이야기하고 그 번호까지 일러주는 것은 어른들 때문이다.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새로 사귄 친구 이야기를 할 때면 그들은 가장 긴요한 것은 물어본 적이 없다. '그 애 목소리는 어떻지? 그 애가 좋아하는 놀이는 무엇이지? 나비는 수집하니?'라는 말을 그들은 절대 하지 않는다. '나이는 몇이지? 형제는 몇이고? 체중은 얼마니? 아버지 수입은 얼마냐?'라고 그들은 묻는다. 그제서야 그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 줄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본문中,p.83)
후설이 살았던 시대에 만연했던 현상이라고 하기는 하지만 현재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그 당시에는 공업이 발달하면서 자연과학과 공업이 만나 모든 사물을 수량화, 계측화 하는 경향을 낳으며 철학이 과학의 영향력하게 놓이게 되었다는 것이고, 현재는 숫자를 대비하며 보이지 않는 계층을 형성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딸아이도 초등학교 다닐때 항상 친구들과 서로의 집이 몇평이냐며 물었었다. 몇평의 크기를 아는지 물었지만 그저 숫자로 크고 작다는 것을 표현했던 것이지 집평수의 개념은 잘 모르긴 했다. 어린아이들 마저 어른들의 잣대를 고대로 받아들이는 현상은 지금은 더 가속화되지 않았나 싶다. 어쩄든 후설은 인간의 정신을 가장 기초에 세우려는 시로를 했던 철학자라고 볼수 있다. 특히, 저자는 이해하기 어려운 점을 자신과 철학자와의 대화를 가정해 그들의 사상을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한다.
삶은 문제없이 당연한 것이라 여기는 사람들은 책을 거의 안 읽는 사람이라고 한다. 항상 고민하고 의심하고,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철학자라고 하는데, 회피하고 싶은 이야기이지만 그래도 끝없이 궁금해하고 어려워도 읽어보려고 하는 나는 작은 의미의 철학자가 아닌가. 어찌되었든 세상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싶다. 시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어렵지만 이 책을 읽고 조금은 다란 관점에서 세상을 이야기할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