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청년 바보의사 - 개정판
안수현 지음, 이기섭 엮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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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교다. 물론 집안으로 따지자면 친가는 불교고, 외가는 기독교이다. 어렸을때부터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나는 중립노선을 택했다.

어쩌면 중립노선이란 이야기는 게을러서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무교입장에서 솔직히 처음 이 책은 기대했던바와 다르게 약간 거부감이 있었다. 오래전에 읽은 <뒤바뀐 딸>이라는 책이 있었는데, 미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한 여성은 사망하고 한 여성은 목숨은 건졌지만 의식불명이었기에 서로 딸들이 뒤바뀐것을 알지 못했는데, 의식을 차리면서 실제로 딸이 사망하고, 죽은줄 알았던 가정에선 딸이 살아있게되는 실화이야기였는데, 이 책에서도 쉼없이 신앙심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마 난 무교인지라 절반이상의 그 이야기가 거부감이 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물론 이모님들과 만나면 이야기의 절반은 나같은 길잃은 어린양을 주님앞으로 이끄시려 노력하시고, 고모님들은 부처님의 자비로움을 이야기해주시기에 귀를 닫는다. 그래서인지 내겐 종교란 믿음의 대상이라기보다 호기심으로 궁금해하는 대상정도인것만 같다. 유럽은 기독교와 떼어놓을수 없는 문화를 가졌고, 동양은 불교와 분리할수 없는 문화를 가졌듯이 나는 나의 믿음이 소중하듯 다른이들의 믿음도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중립론자이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종교적인 측면에서 살짝 거부감은 여기서 시작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읽어나가면서 바보의사 안수현님에게 매료당했다. 의약분업사태가 인해 의사들이 파업에 들어갔을때도 그는 동분서주하면서 환자들을 돌보았다. 자짓 의사집단에서 눈밖에 날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정말 그 바보의사는 환자밖에 없는듯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실한 삶을 사신분이다. 옛동료가 내가 일하는 특성상 주말에도 일을 해야하는 시기가 있다. 항상 예배 반주 해야해서.. 하면서 회피하거나 할때 정말이지 짜증이 났었다. 그런데 나중에 연애를 하실때는 예배도 빠지더라. 그때는 참 어이없다, 좀 거리를 두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면 이해할수도 있을것 같다. 자신의 신념에 따라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는 친가, 외가의 다른 종료로 인해 종교를 우선순위에서 배재했던 것이고, 그 동료도 나름의 우선순위가 있었을테고, 여기 안수현님은 모든것에서 종교가 우선순위였던것 같다. 나였다면 시험을 더 우선순위에 놓았을텐데, 이 청년은 의사 수련을 하면서도 항상 예배가 신앙심이 매사에 우선순위였고 그 신념에 따라 환자를 보살피고 다른 사람들도 대했기에 그가 위험에 처했을때 많은 사람들이 발벗고 나섰지 않았나 싶다.


유행성 출혈열에 감염되어 짧은 삶을 살고 가셨지만 그의 진심이 전해지기에 마음이 따듯해진다. 이 책은 개정판이지만 그전부터 이 책의 인세로 안수현장학금을 운영하며 사랑을 전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부재중이지만 그의 사랑은 진행 중입니다"라는 말처럼 안수현님의 이웃을 사랑하는 그리고 신앙심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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