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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저갱
반시연 지음 / 인디페이퍼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무저갱 : 여러 종교에서 등장하는 '바닥이 없는 깊은 구덩이'로
지하 세계나 지옥 따위로 연결되는 곳이다.
도무지 처음에는 이 '무저갱'이라는 낯선 단어때문에 이 책에 정체를 알수가 없었다.
그저 띠지에 '죄 지은 자가 제대로 된 형벌을 받지 않는 이
사회에 작가가 던지는 차갑고도 뜨거운 돌직구'라는 말로 책의 내용을 짐작해 볼뿐이었다. 그런데 무저갱이라는 본뜻을
찾고 보니 책의 내용을 한마디로 잘 압축했다는 느낌이 든다. 오늘 또 하나의 단어를 알게 되었다.
'제대로 된 형벌이 없는 사회에서, 우리는 과연 우리를 지킬 수 있는가?' 라는 이 질문을 정말이지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것만 같다. 요즘
우리 사회는 그야말로 난장판이다. 여고생이 실종이 되었다. 용의자로 지목된 학생 아버지의 친구는 자살을 했다. 실종된 여고생의 생사도 모르는 이
시점에서 과연 진실은 무엇이고 벌받는 이는 누구일까. 수차례 갑질에 불법을 자행한 대기업 사모님은 오늘도 구속영장이 기각되었다. 과연 누군가가
"네 죄를 말해"라고 하면 이 사모님은 미지의 공포를 느끼면 죄를 말할수 있을까? 어린 초등생을 유린했던 조두순은 술을 마셔 심신미약상태라
감형을 받고 곧 출소를 앞두고 있다. 과연 이런 사회에서 우리는 맘편하게 살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그래서 어쩌면 더 잔인해보일지 모르지만 공감을 하며 또 응원을 하면서 이 소설을 읽었다. 가해자의 인권만 있고, 피해자의 인권은 없는 이
사회는 언제쯤 정신을 차릴수 있을까.
이번 도서는 반전이 생명이니 가급적 책내용 스포는 삼가해 달라는 쪽지를 받았다. 또한 책도 비닐에 쌓인채로 받았다. 아마도 반전이 공개되면
재미가 반감될까 꽤 신경을 쓴것이라 생각된다. 이렇게 비닐로 쌓인 책은 아비코 다케마루의 <살육에 이르는 병>을 본 이후 처음이었다.
이 책을 마칠때쯤 "반전이 생명"이라는 말에 공감했다. 수없이 "대~박~"을 외치며 생각지도 못했던 치밀함과 반전에 나 홀로 기립박수로
작가님에게 환호를 보냈다. 얼마전 공지에서 봤던 부산이었더라면 쓰레빠 북토크에 참가해 작가님의 필력에 감동한 이 마음을 고스란히 전해드리고 싶은
마음을 주체할수가 없을 정도의 올해 내가 읽었던 책중에 최고의 반전이었던것 같다.
올 한해 독자들을 충격에 몰아넣을 최고의 스릴러!!
그래, 자격이 된다고 본다. 스릴러를 좋아라하는 분들이라면 난 이책을 적극 추천한다. 마지막의 그 짜릿함을 아직도 잊지를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