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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에게 - 동네서점 2024 올해의 책 추천도서, 2025년 아침독서 추천도서, 2025년 한학사 추천도서 ㅣ 그래픽 노블 1
이루리 지음, 모지애 그림 / 이루리북스 / 2024년 7월
평점 :
그래픽 노블 01 지구인에게
이 책은 2017년 북극곰 이야기꽃 시리즈3권에 있던 '지구인에게'라는 이야기를 모지애 작가가 그림을 그린 그래픽 노블 01 책이다. 그래픽 노블은 어떤책이지? 그림책과는 무슨 차이가 있지?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검색을 해 보았다. 그래픽 노블이란 그림(Graphic)과 소설(Novel)의 합성어. 1978년 미국 작가 윌 아이스너가 만화에 대한 편견을 깨고자 처음 자신의 작품 표지에 그래픽 노블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처음 세상에 등장한다. 그래픽 노블은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을 취하며, 이야기 구조가 만화보다는 탄탄한 서사를 가진 장르를 의미한다.
이루리 작가의 지구인에게는 작가의 원래 이야기에 모지애 작가의 환상적인 그림이 이야기를 더욱 빛나게 하는 작품이다. 흑백 바탕이 주를 이루고 괴물과 특정 인물들에는 색깔이 나온다. 책표지의 핑크색이 이 책의 주요 색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야기를 먼저 읽은 나에게는 이 책이 꽤 신선했다. 괴물을 핑크로 표현한 것과 등장인물들의 표정과 동작들이 너무 실감이 나게 그림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특히 흑백의 바탕에서 핑크색은 시각적으로 매우 효과적이었다.
가정내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폭력을 환타지로 표현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을 읽은 날 하필 나도 딸에게 상처주는 말과 몸을 밀치는 행동을 하고 만 것이다. 내 등위에도 괴물이 붙어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춘기 자녀 셋을 키우며 부모라는 역할이 너무 힘들다고만 생각했다. 아들이 게임하는 것을 못하게 하다가 아들과 아빠가 서로 몸싸움을 벌인 일, 학교에 가지 않겠다며 일어나지 않는 딸을 깨우려다 상처주는 말을 주고 받는 일, 너무 어린 나이에 화장을 하는 딸을 나무라면서 화장품을 뺏어 쓰레기통에 버린 일 등.... 부모로서 힘든 것들만 생각하던 나에게 이 책은 아이의 입장에서 괴물이 들러붙어 있는 부모의 모습, 바로 내가 화가 났을 때의 모습을 비쳐주었다.
아이의 입장에서 부모에게 받았을 상처가 얼마나 컸을지를 깨닫게 해준 책이다.
우리는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얼마나 많은 상처들을 주고 있는가?
이 책에서는 작은 형의 죽음을 통해 부모와 화해하게 된다.
누군가의 죽음을 통해 깨닫기 전에 스스로 사랑의 의미를 되찾아야겠다.
이루리 작가의 책을 통해 나는 사랑에 대해 조금 알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루리 작가의 작은형에게 바치는 이 작품은 작가의 아픔이 고스란히 베어 있다. 아픔을 희망으로 승화시키는 작가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