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1 - 상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밀레니엄 (아르테)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아르테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인터넷을 알게 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큰 수확은 주옥같은 소설들을 많이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사교성이 뛰어나지 못했던 나는 혼자서 서점을 기웃거리며 이런저런 책들을 읽으며 '보배'들을 찾았다. 물론 개중엔 정말 하룻밤을 꼴딱 세게 할만큼 멋진 책들도 있었지만, 그건 어쩌다 얻는 수확이었다. 대부분은 지루하고 읽는 시간이 아까운 책들도 눈물을 삼키며 읽어야 할 때가 많았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각종 정보(그중에서도 서평)을 통해 그 전까지 몰랐던 많은 책들을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2008년 내가 읽은 책 중에 개인적으로 최고로 꼽는 이 책을 불과 나흘 전에 만났다.

개인적으로 책에 붙어있는 각종 언론의 찬사는 거의 믿지 않는다. '책을 팔기 위한 홍보문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밀레니엄> 1부를 읽고 난 지금은 그 홍보문구들이 오히려 부족하다란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건 물건이다! 나에겐 바이킹이나 연상되고 깍아지는 절벽과 침엽수림등이 연상되는 그곳에서 이런 역동적인 소설이 나올 줄이야. 책의 제목인 <밀레니엄>은 주인공인 미카엘이 근무하는 잡지사의 이름이다.

종말스런 분위기를 띄는 제목만큼이나 1부에서 다루어지는 살인은 '성서'에 입각한 사이코패스의 엽기스러움이 빛난다. 물론 그렇다해도 최근에 각종 스릴러에서 다뤄온 살인에 비하면 오히려 강도가 약한 편이다. 내가 열광하는 것은 엽기적인 살인이 아니라, 고전적인 추리소설을 연상케하는 밀실 공간에서 벌어진 기상천외한 사건을 풀어내가는 방식이다.

<밀레니엄> 1부의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다. 첫번째는 반예르 가문의 촉망받던 영애의 실종 사건(이속엔 엽기적인 살인과 연관성이 있다) 두번째는 기업 비리로 압축될 수 있는 한 대기업과의 힘겨운 투쟁이다.

첫권에선 스웨덴의 현대사와 맞물린 기업의 역사 그리고 반예르 가문의 역사등이 기술된다. 귀찮고 짜증나는 듯한 그러한 설명들은 나중에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소설에는 단 한문장, 한 단어를 버릴 수가 없다. 그 모든 것들은 정교하게 씨줄과 날줄로 촘촘히 짜여있다. 후반부에 가면 그 모든 것들은 '반전'으로 독자를 놀라게 한다.

지금도 새벽 한시 내 뒷통수를 서늘케 한 독서의 쾌감을 잊을 수 없다. 하도 찬사를 들은 소설이라 도서관에서 심심파적으로 빌려왔다가 밤새 읽고, 뒷이야기가 궁금해 2부를 구입했다. 1부 역시 함께 구입했다. 이건 정말 두고두고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장담컨대 올해 국내에 출간된 소설 중 가장 재밌는 책이다. 만약 읽고 재미가 없다면 나를 형틀에 묶고 곤장을 쳐라. 반항하지 않고 당신이 치는 매를 고스란히 맞겠다. 그러면서 나는 두 가지 이유때문에 울 것이다. 물론 첫번째는 육체적 고통 때문이다. 두 번째는 이런 재밌는 소설을 읽으면서 전혀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당신에 대한 연민이다.

 

소설의 내용을 말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당신이 느낄 즐거움을 위해 나의 즐거움을 포기하겠다. 꼭 읽어보라.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세상의 그 어떤 찬사도 부족한 소설이다. 누군가 말한 것 처럼 죽은 저자가 무덤에서 떨쳐일어나 다음 이야기를 적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들 정도다.

책을 읽는 속도는 자신도 모르게 가속도가 붙을 것이고, 당신은 점점 줄어드는 페이지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후회하지 않을 올해 최고의 소설이라 감히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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