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퍼 1 (보급판 문고본) - 순간 이동
스티븐 굴드 지음, 이은정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전반적으로 잘 술술 잘 넘어가더군요. 영화와 많이 달라서 솔직히 좀 놀랬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초반까지 행동이나 설정 빼놓고는 거의 다른 작품이라고 말해도
될 지경이더군요. 작품의 주인공인 데이비가 소설에선 성장하고 테러범들의 손에
무참히 죽은 어머니를 위해 어느 정도 헌신을 하는 반면, 영화는 별 다른 고민없이
그냥 치고받고 움직이죠.

상당히 매력적인 주인공이 왜 그렇게 진부하게 흘러가게 했는지 개인적으론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영화에선 점퍼들만 찾아내 죽이는 팔라딘이란 조직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조직의 수장이 우리의 사뮤엘 잭슨이고요. 게다가 주인공이 어린 시절
집나간 어머니는 그 팔라딘의 부수장. -_-;;;

"출생의 비밀"은 이제 한류를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중인가 봅니다. <점퍼>는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자신이 가진 능력에 대한 고민이나 책임감을 전혀 내보이지
않아 평범한 SF 영화 수준으로 자신의 위치를 점하는 데 만족합니다.

반면 소설은 데이비의 어머니가 우연히 비행기 테러범의 손에 잡혀 폭사함으로써,
데이비가 복수를 위해 테러리스트들을 잡으면서 '스파이더맨'같은 자각을 이끌어냅니다.
'큰 능력에는 책임이 따른다'라는 명제에 따라 자신을 희생하면서 사람들을 구해내는
주인공의 모습은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하고 어렵게 만난 어머니와
뜻밖의 사고로 헤어져 버린 나약한 청소년이 이제 세상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인물로 커졌음에 눈물겹게 합니다.


작품의 끝은 나름 해피엔딩입니다. 그리고 최근의 작품답게 아랍 테러리스트들을
단순한 악한으로 몰고 가지 않습니다. 미국 사회에 대한 어느 정도 자각을 또한 보
여주니까요(물론 그렇다고 미국에 대해 노골적으로 까진 않습니다 ^^).

책값도 착하고 내용도 괜찮은 소설인 듯 합니다. 영화보단 TV 드라마처럼
약간 호흡이 느린 편이 영상화에 더 맞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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