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머를 든 철학자
알랭 기야르 지음, 이혜정 옮김 / 문학수첩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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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걸스럽게 읽히는 책" 이란 광고표어가 나를 사로잡았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몹시 먹고 싶거나 하고 싶은 욕심에 사로잡힌 듯하다"라는 뜻이었다. 그말인즉 읽는 독자로 하여금 닥치느대로 읽고싶게끔 만드는 그런 책이란 의미겠지. 기대감 의문감 반반으로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 "해머"라는 다소 격한 표현을 썼지만 나는 그저 인문학책이나 철학책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흥미진지하게 흘러가는 스토리는 마치 3류 상업영화를 보는 느낌을 주었다.


주인공 라자르빌랭의 직업은 철학가이다. 그는 SPIP(교도소 내 보호관찰과 사회 동화를 주도하는 행정부서)에서 일하는 도미니크의 소개로 감옥에서 철학수업을 하기로 했다. 출근 전날까지도 강의 주제를 정하지 못해 밤잠을 이루지 못할만큼 무서움을 동반한 흥분에 사로잡힌 그는 겨우 주제를 정하고 잠이 들었다.


감옥에서의 첫 수업, 수강자는 단 3명. 그 중 1명은 일어나지 못한 모양인지 강의실에 나타나질 않았다. "사랑"이란 주제로 강의를 펼치는 그는 죄수들이 의외로 주제에 따른 자신의 의견을 주고 받는 다는 것에 놀라면서 강의를 이어나갔다. 첫 강의가 순조롭게(?) 끝난 라자르는 복싱을 하는 모모와 록키의 소개로 리치올리를 만난다. 그는 라자르에게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는 흰봉투를 특정 죄수인에게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일명 중간업자의 일을 제시한 것이다. 불법인 일에 철학선생은 과연 뛰어들것인가?

우리의 인간은 유혹에 약하다. 더군다나 라자르처럼 약하고 평범한 자는 더욱더 유혹에 쉽게 빠져든다. 자신을 괴롭히는(?) 여자친구 바세르의 집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그는 리치올리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철학수업을 들으러 오는 특정 죄수인에게 흰봉투를 받거나 전달해줘야 하는 임무(?)를 맡은 그는 마치 FBI요원처럼 굴었다. 하지만 극도로 오른 긴장상태에서 제대로 된 수업을 전처럼 진행할수 없었다. 우역곡절 끝에 그는 결국 흰봉투를 전달했다. 그리고 그날 그는 아리따운 여인 레이첼을 만나게 된다. 우라지게 예쁜 여인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더 흥미진진하게 흘러나간다. 평범한 그에게 위험한 일을 제안하는 리치올리 그리고 아리따운 여인 레이첼의 등장으로 평범한 우리의 주인공 라자르는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된다. 과연 그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단순한 철학책으로 생각했는데 3류 상업영화였다. 액션은 빠졌지만 흥미진진한 머리싸움과 뜻밖의 반전이 가져다 주는 스토리가 꽤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극악무도한 죄수들의 철학수업이 재미있었다. 철학이란 심오한 분야같지만 결국 우리의 삶과 같다. 학자들이 말하는 오르고 바른 말들을 죄수들이 비판하고 의문감을 갖고 만약이란 가설을 들먹이며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개인적으로 라자르와 죄수들의 철학수업이 이 이야기의 가장 중요핵심은 아닐까 한다. 그외 이야기는 단지 극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고 싶었던 것 뿐이라 생각한다.


죄수들과 함께 하는 철학수업, 그 속에서 우리는 삶이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어떤존재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수 있다. 철학선생의 평범한 인생이 극적으로 뒤바뀌는 스토리는 단지 덤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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