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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유머러스한 사람이 되고 싶다
김상근 지음 / 미래지식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욕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 웃음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가 사람을 도와주기 위해서는 남들을 위해 더 많이 움직이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웃음을 주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말주변이 좋아야 하는데 나는 말주변이 없는편에 속한다.
내가 남들을 웃기는데 주로 쓰이는 방법은 단 하나, 말실수이다.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말이 그들을 웃게 만든다. 예를 들어 카페베네를 베네카페라고 하거나 다산다난을 다산다나한이라고 하는 등,, 친구들을 나의 말실수에 배꼽을 잡고 자지러지게 웃는다. 결단코 웃기려고 하는게 아니다 나도 모르게 단어선택이 좋지 않은 경우라던가 퍼뜩 떠오르지 않았기에 비슷한 단어를 조합해보니 이렇게 된 것 뿐이다.
나는 은근 개그욕심이 있다. 그래서 남들이 나의 말실수에 웃고 자지러질때 은근 뿌듯함을 느끼곤 한다. 그들이 나의 말실수를 놀려도 그들을 웃겼다는 사실에 나는 기분이 나쁘지 않다. 하지만 어찌보면 그건 그냥 말장난에 지나칠뿐이라는 생각이들었다. 좀더 현명하게 남들을 웃기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개그맨 김준현의 아버지이자 kbs의 예체능 PD로써의 삶을 살아온 김상근씨의 책을 읽어보고자 결심했다. 아무래도 나보다 더 전문적인 기술이 있는 사람은 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안고 페이지를 넘겼다.
그런데 사실 나는 웃찾사나 개콘을 챙겨보는 스타일이 아니다 가끔 재방송을 보는 경우는 있지만 그들의 개그가 재미가 없다. 그저 훗,,하고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정도인데 , 이런 나의 행동을 보면 개그욕심이 있다는 것은 순 거짓말같아 보인다. 그런데 한날 나는 깨달았다 내가 남들에 비해 공감성이 떨어지고 냉정한 사람이라는 것을,, 그래서 남들의 개그를 잘 받아들이지 않으며 냉소하게 판단하는 사고방식때문에 예능이 재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 PD 김상근씨의 유머에세이 또한 나의 냉정한 사고방식에 재미가 떨어지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는 마음으로 한페이지, 한페이지 넘겼는데,, 다행히 실망스럽지는 않았다. 간간히 빵! 터지는 웃음도 있었고 입꼬리가 올라가는 부분도 많이 나왔다. 읽으면서 정말 다양한 유머, 재미나는 이야기를 많이 모으셨구나 하는 감탄을 하며 책을 읽어나갔다.
그런데 이 책은 유머 외에도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바로 '삶'이라는 것이다. 유머에세이 속에는 다른 사람들의 삶, 인생, 지혜, 자세 등이 나온다. 그저 남들을 웃기기 위해 내뱉는 말이 아니라 그 위기사항을 넘기기 위해 유연하게 대처하는 자세에서 나와버린 유머감각은 일반사람들은 쉽게 생각할 수 없는 행동이라 생각되었다.
먹방프로그램이 난무하는 이 세상, 많은 먹방을 보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그저 말없이 웃는 출연진들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것은 맛있는 음식은 즉 웃음이라는 거다. 전 김상근 PD는 웃음은 인생이란 토스트 위에 바른 잼과 같다고 했다. 내가 가장 공감하는 부분이다.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해지고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유머란, 웃음이란 바로 그런거이라 생각한다. 어떤 연구 결과에서 억지웃음이라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재미있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재미있게 말하려고 하는 사람은 인생이 즐거워지고 행복해질것이다. 작가는 팍팍하고 힘든 이 세상, 웃고 또 웃으면 삶이 즐거워질거이라 말하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