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 분실물센터
브룩 데이비스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세 사람이 만났다!
7세 소녀와 두 괴짜 노인의 좌충우돌 휴먼 코미디


민트색으로 칠해져 있는 책 뒷편에는 위와 같은 문구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나 또한 휴먼 코미디라는 단어에 혹해서 책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그 밑에 "죽음"이라는 것을 알아가는 7세 소녀의 이야기가 내 눈을 사로잡았다.


예전에 성격유형분석 검사를 한적이 있다. 그때 나는 다른 유형들보다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는 유형에 속했다. 모른다는 것이 아니라 알고 싶어하지 않는 쪽이었다. 한마디로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피하는 유형이라는 것이다. 사실 그 검사결과 그대로 나는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꺼려한다. 나와 다른 세계의 이야기인듯 "죽음"이라는 세계는 30을 넘긴 다 큰 어른인 나에게 아직 벅찬 이야기이다. 그런데 7살 밀리는 죽음이라는 것을 덤덤(?)하게 받아들인다. 아빠의 죽음에 대해 그녀는 놀라거나 슬퍼하거나 하지 않는다. 왜 죽었는지 죽음을 맞이한 사람의 시체가 어떤식으로 변하는지에 대해 이해하거나 알아간다. 그런 소녀의 모습이 나는 조금 낯설다.


<밀리의 분실물센터>는 작가 브룩이 어머니의 죽음에 영감을 받아 쓴 작품이라고 한다. 독특하면서도 섬세한 캐릭터 표현으로 평범하지 않는 세(3) 캐릭터의 만남은 우리의 일상에서 잘 볼 수 없는 이야기를 그려낸다.


아내를 잃은 칼, 남편을 잃은 애거서,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가 버리고 떠난 여자아이 밀리 그들은 저마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다. 그러나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난 뒤의 행동은 저마다 다르다. 아내를 잃은 칼은 아내를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아내와의 추억이 잠긴 타이핑을 수시때때로 한다. 아내의 냄새, 느낌을 기억하고 아내를 향해 말을 거는 남자, 칼이다. 자식의 권유로 요양원에 들어가지만 곧 이어 자신이 있을 곳을 찾기 위해 요양원을 뛰쳐나온다. 그리고 때 아닌 방랑여행에서 밀리를 만나고 애거서를 만난다.

남편을 잃은 애거서는 칼과는 반대로 집안에 꼭꼭 갖혀산다. 남편과 함께 살때부터 어딘가를 나서지 않는 그녀 였지만 남편을 잃고 나서부터는 더더욱 바깥출입이 없다. 7년간 쌓인 우편물을 헤집고 거실을 나와야 하고 자신의 행동에 큰 소리로 소리치는 그녀이다. 그리고 어린 주인공 7세의 밀리는 백화점에서 자신을 버리고 간 엄마를 기다린다. 슬퍼하거나 울며 때쓰지 않는 밀리는 한없이 엄마를 기다리다가 옆집 할머니 애거서의 도움(?)으로 엄마를 직접 만나러 간다. 그리고 드디어 칼과 애거서와 밀리는 엄마찾아  집을 나선다. 그리고 개성만점이 캐릭터들의 엉망진창인 여행이 시작된다.


처음 이 책을 읽을때 집중이 되질 않아서 재미가 없었다 영미소설은 원래 나와 맞지 않는가 하고 생각했다. 영미소설을 읽을때마다 항상 반복되는 이 상황이 달갑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50페이지를 넘기면 서서히 안개가 걷히듯 보이는 작품속 캐릭터의 매력과 작가의 힘있는 글이 나를 빠져들게 만든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느뎌졌던 책 읽기가 빨라진다.


밀리의 "죽음"에 대한 태도,, 다들 어떻게 생각할까? 나는 아직도 "죽음"을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이들다. 그래서 방치하는 내 태도, 모른 척 하는 내 태도,, 아직 나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 시험공부를 할때 가장 싫은 수학부터 하면 좋다는 선생님의 말이 떠오른다 그런데 잘 실천이 되질 않는다.


살아있는 것은 언젠간 다 죽음을 맞는다 라는 밀리의 말,,,

7세 소녀의 입에서 나온 그 말,,

조금 더 "죽음"을 생각해봐야 밀리의 태도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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