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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 BOOn 7호 - 2015년
RHK일본문화콘텐츠연구소 편집부 엮음 / RHK일본문화콘텐츠연구소(월간지)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예전부터 일본잡지는 우리나라 특정매니아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특히 패션, 아이돌 관련 잡지는 굉장히 인기가 많아 물건너들어온 그 시기에 맞춰 서점에 가지 않으면 구매조차 할 수 없었다. 지금이야 인터넷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지만 말이다. 방금 내가 말한 일본잡지는 일본어로 되어 있는 일본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잡지를 뜻한다. 일본어로 되어 있지만 패션이나 아이돌관련 잡지는 일본어를 잘 몰라도 매니아들 사이에서 꽤 인기있었다 요즘은 우리나라 잡지도 그에 못지 않게 발전되었기에 예전만큼이나 일본잡지를 찾는 자들이 많이 사라졌다.
그런데 일본패션이나 아이돌 관련 잡지는 꾸준히 나오는데 일본의 생활, 문화, 문학에 관련된 잡지는 쉽게 발견하지 못했다. 찾는 소비자가 없어서 그런지 서점에서 쉽게 볼수 없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일본교육에 관련된 잡지가 출간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받아보았다. 바로 [ 일본어저널 ] 이다. 이 잡지는 일반 잡지와는 다르게 일본어교육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발행되었다. 예를 들어 일본어 문법이나 어휘, 기초상식을 가르쳐주고 있다. 그 외에 이슈되고 있는 일본영화나 여행지도 소개해주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일본어공부"를 중심에 두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재미있지만 공부목적의 읽기는 왠지 손이 쉽게 가질 않길 마련이다. 왠지 겉모습을 햟고 있다는 느낌이다. 좀 더 일본에 밀접한 소재, 내용이 들어있는 참신한 내용을 가진 잡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나같은 독자들이 있다는걸 알았던 걸까? 2014년 1월 분BOON 창간호가 발행되었다. 잡지 이름 분BOON은 '유쾌한'이라는 뜻을 가진 말로 '문화' 의 일본어 음독인 '분카'에서 '분'이라는 발음만 차용하여 표기한것이다 따라서 잡지 분BOON은 유쾌한 일본문화 읽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면 된다
창간호를 발행하고 근 1년이 지났다. 아직까지 따끈따끈한 신상이다. 일본문화에 관련된 일반적인 상식을 알려주었다면 심히 실망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잡지는 어디까지나 일본의 문화, 문학, 일상생활을 나타내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2015년 1,2월호에서는 계절에 맞게 일본의 온천문화를 소개하고 있는데 단순한 여행지를 소개했으면 여행잡지를 읽는다는 느낌이었을것인데 갑자기 나츠메 소세키와 마사오카 시키가 등장하면서 그들의 온천여행담을 들려준다. 도고온천은 일본의 유명온천에 해당하는데 그곳을 소세키와 시키가 다녀간 일화를 이야기하면서 그들의 만남, 헤어짐을 이야기해준다. 개인적으로 그저 위대한 작가로써의 이미지로 가득했던 나츠메 소세키가 이번 여행담에서는 그저 겁쟁이에 의지가 약하고 뻐대기를 좋아하는 잘난체쟁이 기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본의 신작가의 소식이나 도쿄의 하토버스의 역사(부산의 시티투어버스와 같은 개념), 드라마 리뷰, 연재소설, 일본의 요괴문화, 일본젊은이들이 유행어, 일본문학출판동향, 일본신작소개로 구성된 분BOON은 내 마음에 쏙 들었다.
개인적으로 일본드라마의 리뷰, 일본문학출판동향과 신작소개는 현지인이 아니면 쉽게 알 수 없는 소식이었다. 일본드라마의 리뷰를 읽고 나는 그동안 흥미를 잃어버린 일본드라마를 다시 시청하게 되었고 새삼 하루키의 책을 읽어 보고 싶어졌다.
분BOON 이라는 일본문화컨텐츠잡지가 단지 일본인들에 의해서만 쓰여졌으면 우리나라 독자들의 마음을 쉽게 파악하지 못했을 것인데 한국인 & 일본인 적정하게 썩여서 글을 이어가는 이어달리기는 읽는 독자의 마음을 단번에 끌어당겼다. 정기구독을 할까 말까 고민이 들정도로 은근 다음 호가 신경쓰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