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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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의 <흑백>에 등장하는 미시마야의 아가씨 오치카의 재등장.

책에 대한 사전지식없이 그저 미미여사의 책이라서 도서관에서 빌려다. 미시마야의 별난괴담대회는 <흑백>에서 끝난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다시 미시마야의 오치카를 만나는 것, 미시마야의 식구들을 만나는 것은,,지나가는 길목에서 1000원이라도 주은 듯한, 뜻하지 않는 기쁨만남이었다.

 

 

  <안주>는 <흑백>과 달리 경쾌한(?) 괴담이야기로 꾸며져 있었다. <안주>를 읽는 동안 <흑백>에서 느꼈던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의 이야기에 너무 심취되어 있었는지 발랄한 분위기의 깜찍한 이야기로 구성된 <안주>는 나에게 있어서는 <흑백>보다 큰 재미를 안겨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여전히 미미여사의 시대물에는 희안하고도 불가사의한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의 삶을 이야기 하고 있다.

 

 

"달아나는 물" 편에서는 자연의 고마움과 인간의 이기심에 대해서 ,

"덤불속에서 바늘 천개" 에서는 겉과 속이 다른 인간의 모습, 본인 스스로도 느끼지 못하는 사악한 마음에 대해서,

"안주"에서는 인간의 고독, 외로움에 대해서

"으르렁거리는 부처" 편에서는 원한에 대해서,,,

 

 

우리는 저마다 다양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에게 이해받으려고 하는 사람, 자기 주장만을 내세우는 사람, 미신을 믿는 사람, 외계인을 믿는 사람, 이 외에도 다양한 삶이 이 세상에 넘처 흐르고 있다. 비슷한 목적, 비슷한 삶의 방식은 있지만 그 누구 하나도 같은 마음, 같은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저마다의 삶의 목표, 삶의 방식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다양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 안에서 나만이 아는 이야기가 반드시 존재한다. 나만이 아는 이야기는 남들의 눈에는 불가사의해 보인다. 남들이 이상하다고 여기기에 나 또한 나만이 아는 이야기가 이상해 보인다. 그런 이야기를 남들에게 함부로 할 수 없다. 하지만,,누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좋겠다. 미시마야의 아가씨라면 내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줄것 같다. 사람들의 '혹시나' 하는 마음에 미시마야의 오치카는 계속해서 별난이야기를 듣고 있다. 처음에는 숙부의 명령아닌 명령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지금은 자신이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받아들이며 훌륭히 해내고 있다.

 

미시마야의 오치카는 <흑백> 편에서 어두운 자신의 과거와 싸우는 용감한 여성으로 성장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그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 하다. <안주>편 "안주"에서 사람을 싫어하는 신자에몬은 구로스케라는 생물과의 만나으로 인해 자신의 잘못된 가치관을 새로 고친다. 이러한 깨달음을 얻은 것이 자식에게 가문을 물려주고 은퇴한 후의 생활에서 얹은 거라니,, 상당히 나이가 있는 노인인것이다. 젊은 사람은 패기와 오만으로 자신의 가치관을 쉬이 버리기 어렵다고 하나 자신보다 거대한 사람앞에서는 금방 수그러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살만큼 살은 노인네의 가치관이나 생각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큰 어려움 없이 자신의 가치관으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구로스케라는 괴상한 생물, 위가 흔히 요괴라 부르는 무언가를 만나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는다.

 

오치카는 신자에몬과 구로스케의 만남을 통해서 "사람은 변할 수 있다" 라는 교훈을 얹는다. 그리고 자신도 신자에몬처럼 변할 수 있기를,, 어렵겠지만 분명 그러한 날이 올꺼라는 희망을 가진다.

 

미미여사의 시대물은 허구의 하나이다. 하지만 그녀의 이야기의 근본은 분며, 우리가 요새 말한는 도시괴담처럼 예전부터 귀동냥으로 흘러 흘러 들어본 이야기, 또는 옛 시대때 부터 오늘날까지 조금씩 형태를 바꿔서 자리매김한 이야기에서 발굴되어 한권의 책으로 발간되었다. 교훈을 얹는 책이라고 당당히 추천할 수는 없지만,, 괴상하고도 슬픈 이야기 속에서 오늘날 나 자신을 되돌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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