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늙어간다는 것 - 80대 독일 국민 작가의 무심한 듯 다정한 문장들
엘케 하이덴라이히 지음, 유영미 옮김 / 북라이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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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새는 웃을 일이 별로 없다. 하루에 몇번이 안되는 것 같다. 그런데 지나가는 여학생들은 무엇이 좋은지 서로의 이야기에 깔깔거리며 숨넘어간다. 아이들을 보니 내가 나이 들었음을 실감한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는 것 같다. 몸의 순발력이 떨어져 전에는 바로바로 반응하였는데 점점 반응속도가 느려지고 걷는 속도 또한 느려진다. 피부는 탄력이 떨어지고 주름도 점점 더 생긴다. 정신적으로는 기억력 감퇴되어 전에 알고 있던 사람의 이름이 잘 안떠오르고, 물건을 어디에 놓아 두었는지 깜빡깜빡한다.


나이가 들어감은 참 슬픈 일이다. 독일의 작가 엘케 하이데라이히는 한 출판사로 부터 '나이 듦'에 관한 에세이를 써 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주제가 마음에 들지 않아 처음에는 거절하였으나 마음을 고쳐잡고 '나이 든게 뭐 어때서' 같은 자신감 넘치는 문장으로 책 '나로 늙어 간다는 것'을 출간하여 2024년 독일에서 가장 많은 책을 판매하였다.


책에서 엘케는 나이를 기준으로 노년을 정의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삶을 당당하게 살아야 한다고 권합니다. 노인 세대는 모든 것을 망치는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지금의 세상을 만들어 온 중요한 존재이므로 젊은이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자유롭게 수다떨떨고, 이성 교제도 즐기며, 활기차고 적극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외적인 아름다움을 위해 보톡스를 맞은 얼굴을 부러워하기보다는, 삶 자체를 충만하게 살아가는 것이 더 멋진 일이라고 강조합니다. 살아가는 동안 세상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의미 있는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며, 그 과정에서 우울함에 빠지거나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말합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입니다. 매일을 자신만의 날로 만들고, 삶을 활기차고 가치 있게 채워나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의 길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여러 매체를 통해 나이들면서 건강하게 사시는 분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유튜브 활동을 시작하며 당당하게 사는 80세의 선우용녀 배우와, 당당하고 품위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72세의 패션관련 유튜버 밀라논나 씨, 현재 105 나이에 비해 건강을 유지하며 왕성하게 강연을 하며, 아직도 사랑하고 싶다고 당당히 밝히시는 김형석 교수 들을 보면 진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다는 걸 느낀다.


작가 엘케도 81살의 나이로 이 분들 못지않게 당당하며 자신의 장례식을 가장 작게하고 그대신 일간신문 1면에 자신이 쓴 장례추도사를 실어달라는 자신감, 엉뚱함을 보면 그녀의 삶의 태도가 부럽고 심지어는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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