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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의 전통과 시대정신 ㅣ 윤범모 저작 시리즈 3
윤범모 지음 / 예술시대 / 2025년 2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얼마전 평소에 보고 싶었던 고흐의 그림이 국내 전시된다 하여 예술의 전당에 다녀왔습니다. '자화상', '씨 뿌리는 사람', '슬픔에 잠긴 노인'등 명작을 보기위해 참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명작에 대한 높은 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관심은 외국의 명작에만 국한될 뿐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전시회에는 찾는 사람들이 뜸하다고 합니다. 크리스티나 소더비 같은 경매마켓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고흐' '모네' '장 미셀 바스키아' '앤디 워홀' 등 작가의 거래가격은 보통 300~400억 정도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중국의 작가도 100억대에 거래되는데 비해 한국의 박수근, 김환기 화백의 작품은 47억 정도이고 중진 및 신진작가의 미술품은 거래 자체가 잘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나부터 한국의 미술에 관심을 가지고자 [미술의 전통과 시대정신]의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40년간 미술비평가로 불교미술과 민중미술의 정립에 노력하고 직접 참여해 온 민중미술의 대부 윤범모 교수가 그의 관점에서의 미술 평론, 기고문을 모은 책입니다 . 책의 주요 내용을 몇가지 주제로 살펴보면
한국의 불교 미술
과거의 미술은 창의적이었다. 8세기의 신라불교는 간다라 미술, 중앙 아시아, 중국의 미술을 융합하여 독창적이고 웅장한 '토함산 석굴암', 최근 강원도 영월군 창령사 터에서 귀족적이지 않고 이웃집의 착한 아저씨 같은 다양한 자세와 표정을 가진 '오백 나한상'이 발굴되었다. 그러나 근대에 와서는 불상이 천편일률적으로 무표정하게 제작되고 불교미술대전에 출품되는 작품은 기존의 것을 답습할 뿐이다. 다행히 최근에 창의적인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강화도 전등사에 대규모 전시공간을 조성하고 현대미술을 전시하고 있으며 남원의 실상사는 지리산을 배경으로 한 후불탱화를 제작하였으며, 광주 무각사는 설법당에 글자와 그림으로 구성한 지역작가 황영성의 반야심경을 전시하여 대중의 뜨거운 반응을 받고 있다.
길상화 (민화)
한국의 미술 연구는 '수묵문인화' 중심으로 정리되어 왔다. 수묵문인화는 세련되고 숙련된 솜씨로 채색을 하지 않아 고귀한 선비의 품격을 표현하여 한국 미술의 '정통'으로 인정받아 왔으나 사실은 주제와 화풍이 중국풍이다. 우리 민족의 그림은 고구려 고분벽화, 고려불화, 조선 기록화에서 보듯이 채색화다. 민화는 수묵문인화나 궁화에 비해 평범하고 질박하다고 저급한 속화로 취급받았지만 익살스럽고 해학적인 감성을 담고 있고 민중속에서 태어나고 민중에 의해 그려지고, 민중에 의해 유통된 채색화로 진정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그림이다. 내용적으로 행복을 추구하고 있어 이제는 민화를 길상화(吉祥畵)라고 부르길 제안하였다.

1980년대 민중미술
해방이후 미술계는 "예술은 순수해야 한다'는 유미주의가 팽배해 있었다. 군부독재의 인권유린과 권력의 횡포를 외면하고, 권력의 눈치를 보면서 개인의 영달에 급급했다. 이런 미술계의 행태는 진보적 미술운동을 촉구하는 원인 되었다. 작가 오윤 등이 '현실동인' 활동을 본격화 하면서 대중성 확보와 공동체 의식을 중요시 여겨 노동현장에 필요한 걸개그림, 현수막 포스터 등을 제작하였고, 광주의 '시민판화학교', 두렁그룹의 공단연계활동, 탄광촌에서의 미술활동 등 다양한 민중미술활동으로 군부독재의 종식과 민주화 성과를 얻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한국 현대 미술사의 기점은 민중미술이 펼쳐진 198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더불어 이 민중미술 운동은 20세기 세계 미술사에서 획기적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독자적 영역의 미술운동이었다. 미술의 전통과 시대정신 P309
이책을 읽고나서 미술의 역할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미술은 단순히 관객에게 심미성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시대의 문제해결에 동참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또한 동서양 작가 구분없이 미술전시회에 자주 찾아가야겠다고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