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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사랑 이야기 - 깨달음의 나라 인도가 전하는 또 하나의 특별한 선물
하리쉬 딜론 지음, 류시화 옮김 / 내서재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진실한 사랑을 해 본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이다. 고등학생이었을 때 20대 청년이 되면 가장 해보고 싶은 일은 진실한 사랑을 만나는 것이었다. 사람으로서 세상에 태어나 부귀영화를 누리고 명예와 권세를 얻기 보다도 온전한 사랑을 해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지금 나는 대학교 2학년 봄부터 4년 째 만나는 남자친구가 있다. 그는 몸이 튼튼하지 않다. 그에게 척추에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버스 밖으로 보이는 풍광을 가만히 내다보았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나에게 이 사람을 보내주심을 감사합니다. 제가 잘 보살피고 사랑하겠습니다. 나는 그에게 왜 당신이 나에게 왔는지를 알겠다고 말했다...
그는 몸으로 일하는 일은 할 수 없기 때문에 3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지만 계속 낙방이다. 사람들은 그와 연애하는 나를 보면서 돈이 제일이라고, 결혼은 집안과 집안의 만남이라고 하면서 무엇보다도 물질적인 가치관을 제시한다. 학문에 뜻을 둔 나에게 시간강사보다는 강연을 두번하는게 낫다고 경제적인 현실을 끊임없이 강요하였다.
콩 한쪽이라도 나누어 먹고, 사랑은 서로 덕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채워주는 것이며, 돈을 많이 버는 것 보다도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일을 하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알아온 나에게 이제 세상은 내가 더 많이 이익을 챙겨야 하며,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직업을 얻어야 하고, 나를 경제적으로 가장 풍요롭게 하는 배우자를 만나야 하는 것처럼만 보였다.
그런 상황에서 '인도의 사랑이야기'라는 제목의 책에 시선이 맺혔다. 무엇보다도 인도에 다녀온 경험도 있었고, 철학의 나라인 그들에 대한 동경도 있었으며, 세속에 물들어가며 각박해지고 초라해진 내 마음을 채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순수한 사랑의 마음을 다시 찾고 싶었다.
인도의 사랑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여 총 4편의 사랑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느 사랑이든 간에 꼭 외부로부터 부딪치는 난관과 어려움이 있는 법이다. 그 속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은 더 온전해져 가며 사랑을 확인하는 굳건한 계기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구전되어 오는 이야기가 그렇듯 이들의 사랑은 해피엔딩이지만은 않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영혼이 떨리는 사랑을 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세상의 그 어떤 사람들보다 부럽다. 왜냐면 그들은 육체를 떠나도 영혼이 서로를 알기에 영원히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남자친구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너는 내 영혼이 기억하는 사람이라고..
왜 사랑하는가. 신비로움으로 가득 찬 생을 보기 위함이다. 사랑은 온 우주가 한 사람으로 좁혀지는 기적이다. 세상이 한 사람으로 줄어들고, 그 사람이 신으로까지 확장된다면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다.(p.9)
나는 항상 책을 읽을때 반드시 머리말부터 읽는다. 번역을 한 류시화 시인은 위의 문구처럼 사랑은 온 우주가 한 사람으로 좁혀지는 기적이며, 그 한사람이 신으로까지 확장되어 상대방으로부터 신의 은총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진실한 사랑이라고 말했다. 나는 저 메세지가 '인도의 사랑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흔적은 책의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저는 아주 오랫동안 외로운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과 가슴에 아주 가까이 있는 생각과 감정에 관한 것을 말할 때는 저 자신도 모르게 말이 쉽게 나옵니다. 그렇습니다. 저도 히르를 사랑합니다. 하루에 다섯번 나마즈(기도)를 하면서 눈을 감고 신에게 기쁨과 축복에 대해 감사의 기도를 올릴 때 제가 마음의 눈으로 보는 것은 히르의 얼굴이며, 제 귀가 듣는 것은 히르의 목소리입니다. 마치 나의 히르와 나의 신이 하나인 듯 말입니다." (p.350)
감히 인간이 신이 될 수 있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톨스토이 처럼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