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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빈곤을 없애는 30가지 방법
다나카 유.가시다 히데키.마에키타미야코 지음, 이상술 옮김 / 알마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인상 깊었던 챕터는 다섯번 째 구호품이 지역 경제에 혼란을 부른다 라는 글이었다.
오히려 그들을 생각해서 보낸 담요, 혹은 수리된 자전거 들이 그들에게 쓰이기 보다 되파는 과정을 거치면서 (어차피 공짜로 받은 것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돈으로 바꾸는 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시장에 유통이 되고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개발도상국에 구호품을 보내는 선의는 매우 훌륭하지만, 자신들이 물건을 보낸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했으면 한다고 말한다.(p.43) 또한 여성들의 교육부재와 의식개혁을 강조하는 선진국들이 현지에서 여성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을 하는데 그것이 오히려 과실을 따며 하루종일 노동을 한 여성들의 휴식을 방해한다는 말도 참 인상적이었다. 내가, 우리가 무엇을 해 줄 수 있느냐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함을 느꼈다.
과거에는 민족, 종교문제로 인해 전쟁이 일어났다면 근대 현대의 전쟁의 원인은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전쟁 이면에 어떤 자원이 관련되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라크 전쟁도 그랬고...
그리고 정부와 국민들간의 이견차이도 볼 수 있었다. 파푸아뉴기니의 국가다이아몬드 수출은 외화수입의 60%이상, 국가재정의 20%를 차지한다. 하지만 광산개발은 환경을 파괴하고 물과 땅을 오염시켜 피해주민들이 땅을 돌려 달라 요구하자 광산회사와 파푸아뉴기니 군대가 탄압에 나서 내전으로 커졌다. 국가는 재정을 위해 광산을 개발해야 하고, 주민들은 그 광산으로 인해 삶의 존엄성이 파괴되는 모습이 참으로 아이러니 하였다.
그리고 예전에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 봉사단 OT에서도 아프리카에서 현지자원봉사 하시는 분께서도 말씀하셨던 것처럼 개발원조가 대부분 '원조 받는 나라'를 위한 것이 아니라 '원조하는 나라'를 위한 것이다. 정말 필요로 하는 곳에 원조가 들어가기 보다 강대국이 자신의 이해타산과 이익이 되는 대로 일종의 투자형식의 원조라 할 수 있다. 예를들어 일본이 2005년에 중앙아메리카의 세인트크리스토퍼 네비스라는 나라에 6억 1,700만 엔의 무상원조를 제공한 원인은 '국제포경위원회'에서 일본의 입장을 지지하기 위한 표매수를 위한 것이며, 실제로 일본 정부도 이를 인정했다.
또한 원조는 무상이 아닌 차관의 형식으로 반드시 빌려주기 원조가 된다. 또한 그러한 차관은 개발도상국의 자립을 원조한다는 목적하에 공장이나 댐을 짓게 된다. 그러나 그러한 댐도 개발도상국이 자급하여 성장하는데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선진국의 다국적 기업이 현지 자원을 저렴하게 운영하여 이윤을 남기는 데에 이용된다. 그리하여 성장을 도와준다는 목적하에 받은 차관은 엄청난 부채만 떠안게 되고,빚을 갚기 위해 자급할 식량들의 대부분을 수출에 의존하게 되면서 빈곤의 악순환을 거듭하게 된다. 예를들어 최빈국 가운데 하나인 네팔의 전기요금은 1인당 국내총생산이 네팔의 100배인 독일의 전기요금과 같은데, 그것은 네팔의 발전소 대부분이 원조라는 이름으로 선진공업국의 융자를 받아 건설되어서 그 빚을 갚는데 전기 요금을 쓰기 때문이다. (p.109)
지은이가 보는 해결방법은 자원을 해외에서 얻는 것이 아니라 자국의 자원을 사용하고, 경제구조를 지역단위로 좁혀 자급자족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그것이 꽤나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느낌이 든다. 나 역시도 많이 고민해 봐야겠지만...그렇지만 너무 큰 것부터 바꾸려고 하기 보다는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지은이가 언급한 것처럼, 재활용을 잘 한다던지, 음식을 남기지 말고, 화학세제보다 비누를 사용하는 것 등...
글을 읽는데 눈물이 촉촉해지는 건 참 오래간 만이다.
하나님,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하나님께서는 하늘에서 이룬 것처럼 땅에서 이루라고 하셨는데, 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끊임없이 기도하면서 읽은 책이다. 때로는 여러 상황 속에 힘들다고 불평한 내 자신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생각을 가진 것인지 돌아볼 수 있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상식이라고 받아들여지는 것을 의심하고 진실을 투명하게 바라보는 일이라는 지은이의 말처럼, 젊은 시절 세상에 대한 환상보다는 현실에 직면하고 이면에 감추어진 것들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이 필요할 일이다. 나는 그들의 상황에 직면하고 싶어 개발도상국에 자원봉사를 가는 것을 젊은 시절의 하나의 꿈으로 결심하게 되었다. 표면 적인 지원보다는 사회 구조를 바꿔야 한다. 그리고 나는 그러한 방법을 하나님께 구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