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 <어떤 카페의 엔딩>은 카페 창업이라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결국 삶을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지속할 것인가에 대한 기록처럼 읽혔다 이 책은 성공담도 실패담도 아니다 오히려 그 중간 어딘가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사람의 솔직한 마음에 가깝다 그래서 더 오래 마음에 남았다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카페를 열기 전과 후의 온도 차이를 담담하게 서술하는 부분이었다 막연한 설렘으로 가득했던 시작과 달리 현실은 늘 예상보다 빠르게 닳아간다 매일 같은 시간에 문을 열고 같은 동작을 반복하며 같은 질문에 답하는 일상이 쌓일수록 처음의 이유는 흐릿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그 반복을 실패나 권태로만 정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안에서만 비로소 드러나는 감정과 태도를 보여준다이 책을 읽으며 가장 공감했던 지점은 시작보다 지속이 어렵다는 고백이었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는 용기라는 말로 모든 것이 포장되지만 계속해 나가는 일에는 용기보다 체력과 마음의 근육이 필요하다 카페를 운영하며 겪는 사소한 좌절들 매출의 기복 손님의 말 한마디 몸의 피로 같은 것들은 특별하지 않아서 더 현실적이다 나 역시 어떤 일을 꾸준히 이어가며 왜 이걸 시작했는지 스스로에게 묻던 순간들이 떠올랐다작가는 카페라는 공간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섬세하게 포착한다 손님과 사장이라는 관계는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애매한 선 위에 놓여 있다 그 거리에서 오가는 짧은 인사와 눈맞춤 침묵은 때로는 위로가 되고 때로는 부담이 된다 그 미묘한 감정을 글로 옮겨놓은 부분들이 특히 인상 깊었다 카페는 말을 많이 나누는 공간이 아니지만 그렇기에 더 많은 감정이 머무는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또 기억에 남는 것은 엔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도 끝을 단정 짓지 않는 태도였다 이 책에서의 엔딩은 문을 닫는 순간이 아니라 하나의 국면을 통과하는 일에 가깝다 끝났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삶은 여전히 이어지고 마음은 다음을 준비한다 작가는 카페를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실패나 포기가 아닌 정리와 이동의 감각을 보여준다 그 시선이 이 책을 더욱 따뜻하게 만든다공감이 컸던 부분은 나 자신에게 건강한 마음가짐이 무엇인지 묻게 만든 대목들이었다 무리하지 않는 것 오래 버틸 수 있는 속도를 찾는 것 잘 해내는 것보다 망가지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들은 창업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깊이 닿는다 우리는 너무 자주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조용히 상기시킨다어떤 카페의 엔딩은 카페 창업에 대한 조언서라기보다 삶의 리듬에 대한 에세이에 가깝다 시작이 어려운 사람보다 시작은 했지만 지속이 힘든 사람에게 더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읽고 나면 무엇을 더 해야겠다는 다짐보다는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겠다는 마음이 남는다 이 책은 크게 말하지 않지만 오래 곁에 두고 싶은 이야기다@nousandmind#어떤카페의엔딩 #박상현작가 #마음연결출판사 #서평 #서평단 리뷰단 협찬 도서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