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둥근 곳으로 가는 사람>을 읽는 동안 나는 계속해서 한 방향으로만 뻗어 있던 내 생각과 감정이 조금씩 둥글어지는 기분을 느꼈다 이 소설은 겉으로 보면 세계를 넘나드는 판타지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마음속에 품고도 쉽게 말하지 못했던 상처와 결핍 그리고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처럼 다가왔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세계가 갈라지고 길이 나뉘는 장면마다 그것이 곧 인물의 내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주인공이 각진 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의 감정을 직면해야 하는 순간이었다 그 장면에서 세계는 날카로운 모서리를 가진 공간으로 묘사되는데 그 안에서 인물은 계속 부딪히고 상처를 입는다 그 모습이 마치 사회 속에서 기대와 기준에 맞추려 애쓰며 스스로를 깎아내던 나 자신의 모습처럼 느껴졌다 둥근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외부의 문이나 특별한 힘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외면해왔던 감정을 인정하는 것이 먼저라는 메시지가 깊게 남았다 그 장면을 읽으며 나 역시 그동안 피하고만 싶었던 감정들을 떠올리게 되었고 마음이 조용히 저릿해졌다또 하나 오래 남은 장면은 둥근 세계에 가까워질수록 풍경이 조금씩 부드러워지는 묘사였다 나무의 그림자가 날카롭지 않고 빛이 둥글게 퍼지며 사람들의 말투와 표정도 서서히 달라진다 그 변화는 극적이지 않아서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우리는 흔히 변화란 단번에 일어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 소설은 아주 작은 감정의 이동과 시선의 변화가 세계를 바꾼다고 말하는 듯했다 그래서 그 장면을 읽으며 내 삶에서도 이런 변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희미한 희망을 품게 되었다공감되었던 부분은 인물이 끊임없이 스스로를 의심하고 자신이 이 세계에 속해도 되는 사람인지 묻는 장면들이었다 둥근 곳으로 가는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를 고민하는 모습은 내가 새로운 관계나 환경 앞에서 느끼던 불안과 닮아 있었다 나 역시 충분히 괜찮은 상태가 되기 전에는 어디에도 속할 수 없다고 믿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설은 완벽해진 뒤에 둥근 곳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채로도 그 방향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메시지가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마음에 닿았다이 책을 덮고 나서 둥근 곳이란 결국 특정한 장소가 아니라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인에게도 자신에게도 조금 덜 날카롭게 대하려는 마음 상처를 부정하지 않고 품으려는 선택 그 자체가 둥근 곳으로 가는 길일지도 모른다 임주경 작가의 문장은 감정을 과하게 밀어붙이지 않아서 더 오래 여운이 남았고 판타지라는 외피 덕분에 오히려 내 마음을 안전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이 소설은 빠르게 읽히지만 읽고 난 뒤에는 천천히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각진 하루를 보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잠시 둥근 방향을 떠올려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it_story.kr#둥근곳으로가는사람 #임주경작가 #심리판타지소설 #잇스토리 #도서제공 서평단 리뷰단 협찬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