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이 필사노트를 처음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조용함이었다 화려한 자극이나 강한 메시지보다 숨을 고르게 만드는 여백이 먼저 다가왔다 말과 글의 지성을 깨우는 필사노트라는 제목처럼 이 책은 무엇을 더 하라고 말하기보다 잠시 멈춰서 나의 언어를 돌아보게 만든다 바쁜 하루 속에서 말과 글이 얼마나 쉽게 소모되고 있는지 떠올리게 하는 시작이었다나는 평소 말을 하면서도 글을 쓰면서도 종종 마음이 따라오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생각보다 앞서 나가는 말 생각 없이 흘려보낸 문장들 이 필사노트는 그런 나에게 말과 글이 지녀야 할 태도에 대해 조용히 질문을 던진다 필사를 시작하기 전 읽게 되는 문장들은 결코 길지 않지만 그 안에 담긴 무게는 가볍지 않다 그래서 한 문장을 옮겨 적기 전 잠시 멈추게 된다 이 문장을 나는 정말 이해했는가 이 문장을 나의 말로 할 수 있는가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필사를 하다 문득 손이 멈췄던 순간이었다 단순히 글씨를 따라 쓰는 행위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문장의 의미가 손끝으로 전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말은 생각에서 나오고 글은 마음에서 나온다는 문장을 옮겨 적다가 내가 얼마나 생각 없이 말해왔는지 또 얼마나 마음 없이 글을 써왔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 깨달음은 갑작스럽지 않았고 그래서 더 오래 남았다이 노트의 좋은 점은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떻게 말해야 한다 어떻게 써야 한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대신 스스로 기준을 세우게 만든다 필사라는 느린 행위를 통해 말의 품격과 글의 품격이 무엇인지 몸으로 느끼게 한다 나는 특히 하루를 마무리하며 이 노트를 펼치는 시간이 좋았다 하루 동안 내가 했던 말들 남겼던 메시지들 떠올리며 필사한 문장을 다시 읽으면 자연스럽게 반성하게 된다 그리고 내일은 조금 다르게 말하고 조금 더 천천히 쓰고 싶어진다공감되었던 부분은 말과 글이 결국 태도의 문제라는 메시지였다 지성은 많이 아는 데서 생기기보다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쓰느냐에서 드러난다는 문장을 필사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말은 늘지만 그 말이 깊어지고 있는지는 자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노트는 지성을 뽐내게 하지 않고 지성을 다듬게 한다 그 점이 무엇보다 좋았다디자인과 구성 또한 이 노트의 성격과 잘 어울린다 과하지 않은 색감 넉넉한 여백 단정한 문장 배치 덕분에 필사에 집중할 수 있다 글씨를 잘 써야 한다는 부담도 없다 정갈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듯 이 노트는 쓰는 사람을 재촉하지 않는다 그래서 필사가 의무가 아니라 쉼처럼 느껴진다이 책을 통해 나는 말과 글이 나를 드러내는 도구이기 전에 나를 가꾸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나 스스로를 다독이는 문장들 그 문장들을 천천히 따라 쓰는 시간은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되었다말과 글의 지성을 깨우는 필사노트는 변화를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조용히 옆에 앉아 이렇게 물어본다 오늘 당신의 말은 어땠는지 오늘 당신의 글은 어떤 마음에서 나왔는지 그 질문에 답하며 한 장 한 장 채워가다 보면 어느새 말과 글의 속도가 조금 느려지고 그만큼 마음은 단단해진다이 노트는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보다 말과 글을 함부로 쓰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더 잘 어울린다 하루를 돌아보고 나 자신에게 조금 더 정중해지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필사를 마친 날에는 이상하게도 말수가 줄어들고 대신 생각은 깊어진다 아마 그것이 이 노트가 말하는 지성의 시작일 것이다@jungmin_media#도서제공 #서평단 #리뷰단 #협찬 #서평 말과글의지성을깨우는필사노트 마음의훈련 필사노트 양원근작가 정민미디어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