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아린 작가의 <오늘은 감정 연차 쓰겠습니다>는 제목만으로도 이미 마음을 붙잡는 힘이 있다 우리는 누구나 감정을 잘 다루고 싶어 하면서도 정작 내 감정 앞에서는 서툴고 흔들리기 마련인데 이 책은 그 흔들림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도 괜찮다고 다정하게 말해주는 느낌이다책을 펼치면 먼저 가장 인상적인 것은 말수가 많지 않은데도 한 문장 한 문장이 오래 머문다는 점이다 화려하게 감정을 꾸미지 않고 그렇다고 건조하게 끊어내지도 않는다 작가는 자신의 마음을 아주 얇고 부드러운 종이 위에 조심스럽게 눌러 담듯이 적어 내려간다 그래서 읽는 동안 마치 내 마음을 대신 말해주는 사람의 글을 듣는 듯한 편안함이 있다이 책은 크고작은 순간들을 섬세하게 비춘다 우리가 흔히 지나쳐 버리는 마음의 미세한 떨림들을 작가는 놓치지 않는다 누군가의 한마디에 하루가 무너질 것 같았던 순간 들키고 싶지 않은 외로움이 불쑥 찾아오는 날 애써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어도 집에 돌아와 문을 닫는 순간 쏟아져 버리는 마음 같은 것들 그런 감정들을 작가는 부정하거나 밀어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태도를 보여준다 그 시선이 참 따뜻해서 읽는 내내 마음 한쪽이 천천히 풀리는 기분이 든다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점은 감정을 잘 관리하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였다 우리는 늘 괜찮은 척 속도를 맞추며 살아가다가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지쳐 버리곤 한다 그런데 이 책은 감정도 몸처럼 쉬어야 한다고 말한다 감정 연차라는 표현은 그래서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감정에 휴가를 준다는 발상 자체가 신선하면서도 꼭 필요했다 나 역시 쉬지 못했던 마음을 내려놓고 잠시라도 쉬어도 괜찮다는 허락을 스스로에게 내리게 되었다문장 하나하나가 부담 없이 읽히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흘러가지는 않는다 읽을 때는 부드러운데 읽고 나면 묵직하게 여운이 남는다 어째서인지 모르게 괜찮다는 말을 들은 것 같고 나도 나를 위해 조금 더 조심스럽게 다뤄야겠다는 생각이 스며든다책의 디자인도 내용과 참 잘 어울린다 흐릿하게 번지는 빛과 부드러운 색감은 소리 없이 위로하는 분위기를 만든다 마치 한동안 마음이 고요해지는 공간에 앉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오늘은 감정 연차 쓰겠습니다는 감정을 숨기며 살아온 사람들에게 조용한 안식 같은 책이다 누구에게 털어놓기 어려운 마음을 품고 사는 날이 많아질수록 더 깊게 와닿는다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하지만 큰 말이 부담스러울 때 이런 작고 담백한 문장은 오히려 더 깊게 스며든다책을 덮고 나면 이상하게 숨이 조금 더 편해진다 억지로 씩씩해지려 하지 않아도 되고 내 감정이 조금 모자란 날도 괜찮다고 허락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나도 모르게 꾸준히 감당해 온 마음의 무게가 잠시 내려놓아지는 순간이었다이 책은 감정이 복잡한 날 아니면 이유 없이 마음이 흐릿한 날 혹은 그저 나를 위해 작은 쉼표 하나가 필요한 날 꺼내 읽기 좋은 동반자 같은 책이다 자기 마음을 미뤄두고 살아온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 따뜻함에 기대어 잠시 쉬어갈 수 있을 것이다목놓아울수없어 꾹 참으며 울고 말았다 이책의 아린은 참다가 겨우내 붙잡고 살아가는것같다 나는 바람의 힘없이 흔들리는 갈대가 같았다@ieumseoga #아린작가 #이음서가출판사 #오늘은감정연차를쓰겠습니다 #도서제공 #서평단 #협찬 #마음휴가 #감정연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