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오늘은 좀 돌아가 볼까>를 처음 손에 들었을 때 표지 속 따스한 손바닥 위에 올려진 산딸기가 마음을 오래 붙잡았다 작고 여린 그 산딸기는 금세 사라져버릴 여름의 빛깔 같기도 하고 소중한 기억을 쥐고 있는 우리의 마음 같기도 했다 이 책은 바로 그 마음을 따라가는 여정이다 살아오며 놓치고 지나간 순간들을 조용히 불러내어 다시 마주하게 하고 무심히 스쳐갔던 감정의 조각을 어루만지며 잊어버린 나 자신을 되찾게 한다책장을 펼치면 거창한 사건이나 자극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대신 오래 묵은 빛깔을 머금은 문장들이 독자를 기다린다 작가는 마치 오랜 벗처럼 곁에 앉아 지난 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누군가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냄새를 떠올릴 것이고 또 누군가는 불현듯 마음속에 남아 있던 그리운 얼굴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나 또한 읽는 내내 오래된 앨범을 펼쳐보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잊은 줄만 알았던 기억의 사진들이 하나씩 고개를 들어 지금의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듯했다돌아본다는 것은 후회와는 다르다 그것은 내가 지나온 길을 사랑의 눈으로 다시 바라보는 행위다 이 소설은 바로 그 지점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 작중 인물들이 보여주는 삶의 조각들은 때로는 서글프고 때로는 따뜻하다 그러나 그 모든 순간들이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든 토대라는 것을 작가는 은근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지나온 길은 결코 헛되지 않았으며 그 길 위에서 흘렸던 눈물과 웃음이 지금의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되어주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책을 읽는 동안 마음이 여러 번 멈추어 섰다 평소 같으면 그냥 흘려보냈을 구절들이 이상하리만큼 마음을 두드렸다 마치 나를 위해 쓰인 문장처럼 내가 오래 붙들고 있던 질문에 대답하듯 다가왔다 우리는 늘 앞으로만 나아가야 한다고 배워왔지만 때로는 뒤돌아보아야만 비로소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 사실을 잊고 살아온 나에게 이 책은 잔잔한 파도처럼 밀려와 부드럽게 마음을 적셨다<오늘은 좀 돌아가 볼까>라는 제목은 단순한 물음이 아니라 따뜻한 초대처럼 느껴진다 오늘 하루를 멈추고 잠시 돌아볼 수 있겠냐는 지금의 나를 위해 시간을 내주겠냐는 다정한 손짓 같다 그리고 그 손짓을 따라가다 보면 잊고 있던 나의 조각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 어린 날의 웃음 불완전했던 청춘의 서툼 누군가에게 건네던 진심 같은 것들이 하나씩 떠올라 가슴을 물들인다 그 순간 나는 깨닫는다 돌아본다는 것은 과거로 후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금의 나를 더 깊이 이해하는 길이라는 것을책장을 덮은 후에도 오래도록 남는 것은 문장 그 자체보다도 마음속에 피어오른 감정이었다 마치 비 온 뒤 맑아진 공기를 들이마시는 듯 숨이 깊어지고 시선이 부드러워졌다 바쁘게 살아가며 놓쳤던 풍경들이 떠올랐다 창밖의 저녁노을 길가의 들꽃 무심히 지나쳤던 사람들의 얼굴 이 모든 것이 나의 하루를 이루는 소중한 부분이었음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확인하게 된다오늘은 좀 돌아가 볼까는 독자에게 잠시 멈춤을 허락한다 달려가는 삶 속에서 잠깐의 숨 고르기를 선물한다 그리고 그 멈춤의 순간 우리는 자신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그것은 후회가 아니라 위로이고 아픔이 아니라 회복이다 잊었던 나의 마음을 꺼내어 다독이는 일 그 속에서 새로운 용기를 얻는 일 책은 바로 그 길을 함께 걸어준다나는 이 책을 읽으며 한 가지 결심을 했다 오늘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작은 순간이라도 곱씹으며 마음에 담아두자는 것이다 언젠가 뒤돌아볼 때 그 순간들이 내 삶을 빛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송지현 작가의 문장은 그 다짐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오늘은 좀 돌아가 볼까는 독자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괜찮아 서두르지 않아도 돼 조금 늦어도 잠시 멈추어도 돼 네가 걸어온 길은 충분히 아름다우니까 그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따스한 온기가 퍼져나간다 그리고 그 온기는 다시 앞으로 걸어갈 힘이 되어준다이 책은 단순한 소설이 아니다 그것은 기억을 불러내는 부드러운 손길이며 잊고 있던 내 안의 목소리를 깨우는 따뜻한 속삭임이다 책장을 덮고 난 지금 나도 조용히 스스로에게 묻는다 오늘은 좀 돌아가 볼까 그리고 그 물음 속에서 오래된 나와 현재의 내가 손을 맞잡고 있는 것을 느낀다@daso_series#오늘은좀돌아가볼까 #송지현작가 #감성소설 #책추천 #다소시리즈 #다산북스 #책꾸 #일상에스며든문장 #돌아봄의힘 #마음을위로하는책 #포켓북 #독서스타그램 #협찬 #도서제공 #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