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김혜진 작가의 가끔 이기고 자주 집니다만은 제목부터 마음을 사로잡는 책이었다 우리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큰 승리보다 잦은 패배를 경험한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은 이미 내 삶을 설명하는 듯 다가왔다 책을 펼치고 나니 중환자실 간호사로 일하는 저자의 진솔한 고백이 기다리고 있었다 생과 사가 오가는 현장에서 매일같이 환자와 가족들을 마주하며 느낀 감정의 무게와 그것을 견디며 살아가는 방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책을 읽는 동안 가장 마음 깊이 다가왔던 부분은 다정이라는 단어였다 우리는 힘든 순간에 화려한 말이나 거대한 용기보다 작은 다정 하나가 더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종종 잊고 산다 작가는 우울을 이기는 방법으로 다정을 제안한다 그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사소한 말 한마디 따뜻한 눈빛 잠시 옆에 머물러 주는 시간일 수 있다 이 단순한 진실이 오히려 가장 어렵고 또 가장 필요한 것이라는 점이 오래 남았다 나 역시 힘든 시간을 떠올리면 누군가의 다정이 그 시간을 버티게 해주었다는 사실을 새삼 떠올리게 되었다중환자실에서의 기록들은 특히 마음을 울렸다 환자들이 남기는 짧은 말 한마디 가족들이 흘리는 눈물 그리고 때로는 아무 말 없이 전해지는 절망과 사랑이 오히려 삶의 본질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것은 죽음이 가까이 있는 자리에서만 건져 올릴 수 있는 진실이었다 책을 읽으며 삶은 언제든 깨질 수 있는 유리처럼 연약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연약함 때문에 우리는 더 다정해야 하고 더 사랑해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다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작가가 자신을 숨기지 않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는 점에 있다 간호사라는 직업적 책임감에 가려져 있을 법한 두려움이나 무력감을 숨기지 않고 담담히 털어놓는다 그래서 글이 더욱 진실하게 다가온다 독자는 그 고백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나도 자주 지지만 그래도 살아내고 있다는 작은 위안을 얻게 된다가끔 이기고 자주 집니다만이라는 제목은 결국 우리 모두의 삶에 대한 고백이다 우리는 매일 실패하고 좌절하지만 그 속에서 가끔은 이길 수 있고 그 작은 승리가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책은 화려하지 않고 조용하지만 오래도록 남는 울림을 준다 읽고 난 후에는 내 곁의 사람들에게 조금 더 따뜻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고 나 자신에게도 다정해지고 싶어진다책을 덮고 나서 한동안 마음이 잔잔했다 어쩌면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대단한 용기나 성공이 아니라 작은 다정과 그 다정을 나누려는 마음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 단순한 진실을 다시 일깨워주었다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는 사람뿐 아니라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kyoyang.mag#가끔이기고자주집니다만 #김혜진작가 #미다스북스 #간호사의고백 #삶과죽음의경계에서 #우울을이기는방법 #다정의힘 #마음을지키는법 #위로가되는책 #조용한울림 #협찬 #도서제공 #서평단 #교양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