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만들면 딱 좋겠다. 작가님은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마치 스릴러 소설을 읽듯 결말이 궁금했고 맘 졸이고 긴장했다. 사회소설도 아닌 애정소설도 아닌, 딱 이혁진 작가의 소설. 또 한명 탁월한 작가를 만나 무척 반갑고 기쁘다.^^
현직 경찰관이 가상의 언니에게 들려주는 경찰관들의 이야기다. 사람들의 반응이 엇갈릴 수 있는 주제들을 개인적인 경험들을 바탕으로 담담하게 풀어내는데 그 얘기들을 듣노라면 딱히 안엮이고 싶기만 했던 그들에게 인간적인 공감과 함께 응원까지 하게 된다. 제복이 아닌 사람 이야기다. 글을 쓰고 읽는 것은 사람을 가장 사람으로 보게 하는구나 또 한번 확인한다.
서른 편의 아주 짧은 사랑 이야기들을 이어 들려준다. 모두 사랑 이야기지만 전부 다 아름답기만 한 건 아니다. 설렘과 풋풋함도 있지만 권태와 찌질함도 있다. 그런데도 한결같이 유쾌하고 즐거운 건 작가의 사기꾼 같은 입담 때문이다. 그 탁월한 솜씨에 기꺼이 속고 즐길 수밖에 없다. 넋을 잃고 읽는데 벌써 서른 번째 이야기다. 중장편으로 다시 만나고 싶은 작품이 너무 많다.
홍보 문구처럼 ˝우리 시대 최고의 지성 4인 대격돌˝을 보는 게 어디 흔한 일인가? 무척 즐겁고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탁월한 지성인데다 그걸 풀어내는 말솜씨도 유려하다. 지적인 토론이지만 상대방에 대한 조롱이나 유머 섞인 공격들도 관전 포인트다.˝인류는 진보하는가?˝사전 설문에서 찬성이 70%나 된단 게 놀랍다. 이 암울한 뉴스들에도 기술이 가져다 줄 더 나은 세상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말이겠지. 많은 지표와 데이터들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늘 성찰이 필요한 존재라는 걸 잊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공감한다.멍크 디베이트 시리즈를 더 찾아 읽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