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와 통하는 동물권리이야기'에서 산란계 수컷이 태어나자마자 어떻게 되는지 처음 알았다. '고기로 태어나서'를 읽으며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을 실감나게 알았지만 그래서 더 많은 동물복지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책을 읽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다. 책에서 추천한 영상에서 강연자는 그 잔인한 영상에서 고개를 돌리거나 눈을 감고 싶다면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으라 한다. "눈에는 불편한 것이 왜 입에는 즐거운가?"이 질문에 대답할 말이 없고 책을 읽기 전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나는 뭔가라도 시작해야 한다.
영화로 만들면 딱 좋겠다. 작가님은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마치 스릴러 소설을 읽듯 결말이 궁금했고 맘 졸이고 긴장했다. 사회소설도 아닌 애정소설도 아닌, 딱 이혁진 작가의 소설. 또 한명 탁월한 작가를 만나 무척 반갑고 기쁘다.^^
현직 경찰관이 가상의 언니에게 들려주는 경찰관들의 이야기다. 사람들의 반응이 엇갈릴 수 있는 주제들을 개인적인 경험들을 바탕으로 담담하게 풀어내는데 그 얘기들을 듣노라면 딱히 안엮이고 싶기만 했던 그들에게 인간적인 공감과 함께 응원까지 하게 된다. 제복이 아닌 사람 이야기다. 글을 쓰고 읽는 것은 사람을 가장 사람으로 보게 하는구나 또 한번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