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보물선의 마지막 대항해 - 바다를 누빈 중세 최고의 상인들
서동인.김병근 지음 / 주류성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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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전설로만 전해지던 보물선의 정체가 밝혀지다....영화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진 것이다. 그러나 그물에 걸려 올라오는 보물들을 알아보지 못해 일년 후에나 대대적인 발굴작업이 시작되었다니 실로 놀랍다. 예전 어느 책에서 현재 강원도에는 다른 지역에 비해 문화재가 많이 남아있지 않은 것은 일제시대 때 그 지역에 무수히 많은 문화재를 철저히 수탈해간 결과라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일상에서 보여지던 것이 귀중한 보물이란 생각을 70년대만 해도 잘 하지 못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처럼 당시 기술이 쉽게 배를 인양하거나, 전문 탐사를 할 수 있는 기술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기에 파도를 뚫고 보물들을 건져 올렸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운 일이 틀림없다.

이 책은 신안 보물선에서 건져올린 유물을 통해 당시의 역사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는 귀한 책이다. 마치 박물관의 도록처럼 수많은 유물들의 자세한 사진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훌륭하다. 더구나 유물을 통한 문화 사회 종교 전반에 걸쳐진 역사 따라가기는 자칫 사소하게 지나칠수도 있는 작은 찻잔, 화병, 나무토막을 통해 풀어가기 때문에 구체적이면서도 역사에 대한 고증과 해박함이 없이는 풀어내지 못할 내용들이다. 그리고 말미의 고대 선박에 관한 이야기는 본문 중간에 중국의 천주해선에 관해 설명하며 중국의 문화까지 알려주지만 한층 깊이 있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선박에 대해, 더구나 옛 선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내게도 충분히 흥미롭게 읽혔다.

한중일 삼국을 넘어 서역까지 지금으로 쳐도 전혀 뒤쳐지지 않을 만큼의 규모로 무역을 했던 고려시대를 보며 교과과정에서 고려를 떠올리면 몇 편의 암기목적으로 가사 몇 줄을 외우던 것이 얼마나 빈약하고 부족한 것인지... 왜 이런 내용들이 좀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을까 아쉽다.
물론 발굴 당시 5.16 / 12.12쿠테타로 온나라가 혼란했기 때문에 발굴 후 과정에 국가에서 집중할 수 없었다는 말도 일리는 있으나 그후 이런 대단한 현장 및 유물들에 대해 정부의 지원이 미흡했단 사실은 문화재, 조선시대 이외의 고대 역사에 대해 아직도 우리나라는 참 미흡하다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그 와중에 이렇게 연구자들의 노력이 빛어낸 결과들을 쉽게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 많는 보물들이 침몰했으니, 배 안에 타고 있던 많은 사람들의 죽음뿐 아니라 그 가족들...그 침몰된 물품을 기다리던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해본다. 이런 무역선이 얼마나 많았을까?

방대한 내용을 전혀 지루하지 않게 독자들이 빠져들도록 읽게 한 이 책을 개인적으로 정말 추천하고 싶다. 책에 들인 정성뿐 아니라 그 내용의 차지적인 면에 있어서도 고려시대 역사를 알아가는데 문학적으로 치우쳐진 지금의 교과 과정에 더없이 중요한 책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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