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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세계사 - 동양으로부터의 선물
베아트리스 호헤네거 지음, 조미라.김라현 옮김 / 열린세상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난 그러면 안되는데 ... 책 내용을 보고 반해야 하는데 자꾸 표지나 편집이 맘에 드는 것을 보면 흐믓해진다. 물론 그 내용도 좋아야겠지만... 그런데 이 책 [차의 세계사] 처음 손에 든 순간 내 마음에 쏙 들어왔다.
차에 대한 세계사라니! 얼마나 흥미로운가! 차를 매개로 한 세계사 이야기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기껏해야 아편전쟁 정도? 그리고 특히 이 책의 저자를 주목하게 되었다. 차 문화라면 동양적일 것이라 생각해서 중국이나 일본쪽의 저자를 생각했는데 이 저자의 이력은 내가 이 책을 선택하게 된 큰 요인이 되었다. 미국 박물관에서 차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전시회 큐레이터를 담당했는가 하면 10년간 차의 연구, 유럽, 인도 등 차 생산지에서 자료와 정보를 수집했다는, 또한 작가, 번역가로 활동했다는 것은 이 책의 내용 깊이와 함께 글 자체의 필력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번역서이므로 한국어 번역이 큰 변수인긴 하지만....
그런데 옮긴이가 중간 중국어번역 후 한국어 번역임을 봤을 때 좀더 신뢰가 갔다. 서양인의 글을 차의 본원이라 할 중국인, 다도를 전공한 사람이 번역을 했다, 그리고 한국 번역에서도 다도 전공자는 아니지만 20년 이상 차에 관심을 갖고 관련 잡지 편집과 책을 만든 경험자라는 것은 이 책의 번역을 한국인에게 좀더 친숙하고 전문적으로 해줄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내용을 읽기 전에 이렇게 저자와 번역자에 대한 생각을 나열한 것은 그만큼 '차'라는 음식종류에 포함될듯한 내용을 역사와 문화로 소개하는 과정에서의 동서양의 차이와 시각을 번역의 오류로 인해 우를 범할 기회가 좁혔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자 본격적으로 책 속으로 들어가면 일단 이 책이 세계사라는 주제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각 나라에서의 차 역사, 그것도 산업화와 고대 근원에 대해서부터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나아가 이렇게 차 종류가 많았음을 각국의 차 문화가 다양함과 마시는 용도(?) 차에 대한 생각의 차이로 그 종류 또한 갈라지고 다양해짐이 놀라웠다. 차의 역사에 따라 동양의 흥/쇠락이 설명될 수 있다는 것이 놀랍지 않은가?
약용으로 식용으로 기호품으로 차 만큼 쓰여지는 것이 없다는 것에 새삼 이 [차]란 것에 마음이 더 옮겨가는 것 같다. 그리고 [차]가 전파된 이야기는 각 나라마다 고유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물론 그것을 누릴 수 있는 계층과 그것을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계층은 어느 나라가 같았다. 세상이 변하지 않았다면 나는 어떤 계층에 있었을까? 란 생각까지 들게 했다.
이 책의 결론을 나름대로 생각해보면 사람들은 [차]에 등급을 매기고 가격을 정한다. 과연 [차]라는 흔하게 자라는 나뭇잎 혹은 풀잎들에 어떤 것은 저가의 어떤 것은 보통사람들은 평생 마셔보지 못할 금액이 매겨진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업게 된다. 인간의 소유욕은 그저 맑은 물 한잔에도 욕심을 담아 포장하는구나 라는 생각에 웃음이 나왔다.
꼭 [차]에 관심이 없더라도 한번쯤 읽으면 재미있는 세계사 공부가 될법한 이 책은 두고두고 읽히기에 부족함이 없어보인다. 인스턴트 커피 한잔에도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작은 찻잔 속에 세상이 담겨있다는 것은 상상넘어의 즐거움을 준다. 정성스럽게 책을 만든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