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읽는 국화와 칼 Picture Life Classic 4
루스 베네딕트 지음, 김진근 옮김 / 봄풀출판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덮고 처음 든 생각은 우리나라, 정확히 말하면 이 책처럼 현재가 아닌 조선시대 우리나라에 대해 문화인류학적으로 누군가 세계에 조선을 알려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이 책이 쓰여질 당시의 일본은 유럽도 두려워할 정도의 군사력이 뒷받침 되었던 상황이었지만 아무튼 되돌릴 수 없는 역사가 정말 아쉽게 느껴쪘다.

또한 서양인의 눈으로 일본을 '국화와 칼'이라고 정의한 것에도 그 한계가 없을 수는 없지만 그마저도 동양의 관점이 아닌 서양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학문적으로의 큰 수혜를 일본이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 보여지듯 일본은 메이지시대로 인해 상상할 수없는 큰 도약을 한 것은 누구나 인정할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칼을 숭상하고 칼로 지배하는 막부시대를 유지하려 했던 끊임없는 반항을 알지 못하고서는 진정한 메이지 시대를 평가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한국 독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들이 빠르게 변화를 받아들인 그 순간의 우리나라 역사를 안타까워하며 거울로 비쳐보듯 이 책과 함께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것들을...

일본인에 대해 쓴 내용 가운데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일본인의 명예에 대한 의리]와 [일본인의 예의], [일본인의 의무]를 생각하며 절묘한 정의로 그들을 표현했다 싶다.

이것들은 사실 서양식 교육을 받은 지금의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그 뜻이 이중적이기에 얼핏 일본인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명예에 대한 의리를 내세우면서 무자비한 폭력을 앞세운다든지, 예의를 존중하기 위해 용서를 모르는 복수를 한다든지, 의무를 다하기 위해 집단은 있으되 개인이 없는 것은 모든 것이 풍족한 이 시대에 맞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한 국가의 민족성은 역사의 시간과 함께 하는 것 같다. 일본의 역사가 전쟁의 궤와 함께 하기에 책에서 언급한 많은 전쟁의 예가 일본을 가장 잘 표현해준 것 같다.

분명한 것은 이중적인 잣대를 그들 스스로 만들어 놓고 그것을 삶 속에서 대대로 이어가고 있는 무서움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저자가 문화와 인류학의 관점에서 일본인을 바라보았다고는 하지만 이 책은 일본인조차 깨닫지 못할 객관적 자신들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다분히 담겨있음에 오늘날까지 전세계적으로 번역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일본과 조선의 입장이 바뀌어서 일본의 고유어와 고유글이, 역사가, 황실이, 수십년간 교묘하고 체계적으로 말살당하는 상황에서도 일본인의 그 이중성과 잔인성이, - 조선과 달리 그들이 그러한 역사를 역사로 교육받고서도 섬나라이기에 핏속에 끓는 군국주의에 기반한 민족성이 남을 수 있었을까? 강한 의문이 들게 한 책이다.

어떤 책에서 읽었다. 전세게에서 유일하게 일본을 무시하는 사람은 한국사람밖에 없다고-나또한 극단적으로 일본을 폄하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칼을 숨기려 국화를 손에든 그들의 이중성이 책을 통해서는 전세계에 일본의 단결성과 우수성(?)을 알려준 매개가 되는 것 같아 이 고전 한권의 가치가 매우 크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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