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정치적인 시골살이 - 망해가는 세계에서 더 나은 삶을 지어내기 위하여
양미 지음 / 동녘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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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흥미를 갖고 자주 찾는 SNS는 귀촌인, 귀농인들의 계정들이다. 시골에서의 삶은 나의 동경이다. 동경이라 함은 나에게는 아직 현실화가 어렵다는 얘기다. 은퇴 이후 시골로 내려간 이들의 피드는 비교적 평화롭다. 사계절과 밤과 낮을 그들은 말 그대로 고요히 즐기는 듯하다. 반면 경제활동의 기반을 도시에서 시골로 옮긴 청년과 중년의 피드는 ‘즐김’은 순간으로 반짝인다. 이 젊은 계정들은 자주 휴면 상태로 들어가거나, 어쩌다 올라오는 환한 사진들 아래의 글에는 한숨과 넋두리들이 묻어난다. 요점은 이렇다. 아, 힘들다!!

귀촌을 꿈꾸지만, 그 바람의 이유만큼, 그것이 불가능한 이유를 찾는 우유부단한 나는 신문 기사나 SNS를 통해 접하는 귀촌, 귀농의 조건과 현실을 수집한다. 막연한 정보는 쌓여가고, 현실의 결단은 그만큼 뒤로 밀려난다. 이런 내 눈을 사로잡은 세 마디, <너무나 정치적인 시골살이>. 망상과 낭만, 허영과 과시의 기름기를 쫙 뺀, 내가 찾던 바로 그런 책!

‘너무나 정치적인’이라는 수사와 ‘시골살이’라는 현실의 조합은 ‘너무나 현실적인’인 각성을 담은 표제가 아닌가. 저자 양미가 시골살이를 결심하게 된 동기부터 ‘정치적’이다. 경제 전 분야에서, 복잡한 방식으로 위계화 된 노동으로 ‘이윤’을 쌓는 자본주의는 ‘착취’하지 않고서는 이윤을 창출할 수 없다. 양미의 시골살이는 이런 소망으로 시작된다. “나는 나를 포함해 누구도, 어떤 존재도 착취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 너무나, 지극히, 정치적인 이유다. 나는 그에게 깊이 공감한다.

그렇다면 하필 왜? 시골일까. 불안정 노동으로 작동되는 자본주의에 균열을 내는 저항으로서의 이주, ‘지방’을 내부 식민지로서의 삼는 ‘자본주의 구조’에 대한 저항으로서의 이주. 그의 시골살이는 더 이상 자본주의의 부품이 되지 않겠다는 선언이자 수도권을 중심으로 정치, 경제, 문화가 집중되는 시스템에 일조, 편승하지 않겠다는 실천이다.

저자의 정치적인 선언과 결심. 그 이후는 어떤 모습일까. 양미는 다수가 다소 낭만적인 선망과 경제문화적인 폄하의 뉘앙스를 섞어 말하는 ‘시골’로 이주한다. 이제부터는 시골살이의 정치를 몸으로 살고 체득할 차례다. 작가 이라영은 “제도의 틀에서 벗어나 제 삶을 적극적으로 실험해 이 체제를 교란하는 움직임이야말로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이다”라며 이 책을 추천한다. 작가 한디디는 “이 책은 다른 존재들과 연결되어 있는 감각을 잃지 않은 사람, 좋은 삶을 상상하는 사람이 자신의 삶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며 이 책을 권한다. 좋은 삶을 상상하는 사람과 연결되고자, 나는 양미의 시골살이의 현장, 삶의 저항적 실험 안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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