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니를 뽑다
제시카 앤드루스 지음, 김희용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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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것도 원하고 싶지 않았지만 당신이 그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당신이 내 삶을 활짝 열어젖혔고, 내 모든 욕망이 쏟아져 나왔다. 나는 풍미와 풍요로움을 원하고, 충만하며 개방적이고 싶다. 이 모든 것을 원하고, 그 모두를 당신과 함께하고 싶다.


단단히 잠겨 있던 내 입을 풀고, 열고, 벌려서, 세상 모든 버터와 소금에 잠긴 이 세상을 삼키고 있다. 웨이터가 내 테이블을 치우러 다가온다. 그는 기름과 꿀로 반짝이는 빈 접시를 보며 마음에 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가 내게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물어본다. 그가 내 이름을 물어보자, 나는 말한다.

(P 360~361)


28살의 '나'는 '당신'을 만나고 자꾸 감추고 있던 욕망을 드러내고 싶어진다.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진다. 혼자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좋았던 '나'를 자꾸 끄집어 낸다. 그것이 불편한 '나'는 '당신'에게 상처를 준다. 하지만 '나'는 이미 당신의 그런 모습에서 상처를 받고 있었지만 그건 어쩌면 '나'의 욕망을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 속 '나'의 어린시절, 부모님과의 관계, 친구들, 연예 대상들까지 쉬운 관계가 없다. 자신을 자꾸 감추고 작아질 수 밖에 없는 관계다. 하지만 '당신'을 만나고 세상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모습에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감추었던 욕망이 차츰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주인공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모습은 자신을 더 작게 만드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게 느껴졌다. 


MZ세대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많이 하지만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두려운 세대일 수 있다는 걸 생각하게 한다. 


책 속 '나'에게 너는 너로서 충분해 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은 마음이 계속 들었다. 


이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욕망을 드러내고 세상 밖으로 나와 살아가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제시카 앤드루스 작가의 글을 읽다보니 어느새 내 마음도 외로움으로 물들었다. 그러면서도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어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인플루엔셜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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